'터널 구간' 재보선…朴, 정권수호 읍소 吳, 외연확장 기회로
민주 "회초리 맞을 테니 버리진 말아달라" 호소 전략…강북 중심 공략
국힘 "이제 외연확장, 네거티브 안 한다"…2030 표심 잡기 전력
- 한재준 기자, 유새슬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유새슬 기자 = 내달 1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및 인용보도가 금지됨에 따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준비 중인 여야가 안갯속 경쟁에 돌입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은 서울 구석구석을 돌며 지지율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열세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읍소 전략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4월1일부터 공직선거법 108조에 따라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보도를 할 수 없다.
깜깜이 선거 국면에서 여야 모두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막판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박영선 '文정부 수호' 읍소…강북지역 집중 공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타격을 입은 민주당은 남아있는 기간 읍소 전략으로 오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판세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4·7 보궐 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샤이 진보층'의 결집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밴드왜건 효과로 인해 박 후보와 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 후보가 우세하다는 기류가 유권자들의 심리에 반영돼 실제 표심보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후보가 55.8%의 지지율로 박 후보(32.0%)를 23.8%포인트(p) 격차로 따돌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오 후보에 뒤처졌으며 20대(18~29세)에서는 24.4%의 지지율로 오 후보(45.4%)에 밀렸다.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공세에도 상황이 악화하자 민주당은 '정권 수호' 프레임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인물 대결로 선거 구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 '정권심판론'에 묻혔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밴드왜건 효과로 지지층이 반응하지 않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다녀보면 그렇진 않다"며 "지지층의 응집력을 높이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반성의 메시지를 담는 전략을 생각 중이다. 우리가 회초리를 맞을테니 버리진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막판에 지게 되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 문제도 그렇고 (보궐선거를)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오 후보의 자질 문제를 지적해 후보의 차별성도 부각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지층 결집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에 따라 박 후보는 남은 기간 민주당 텃밭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유세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여유있는 오세훈, 다양한 시민 만나고, 2030 공략
오 후보 캠프 분위기는 민주당과 정반대다. 선거 판세가 유리하게 흘러가는 만큼 '정권심판'의 바람을 타고 각계각층의 시민을 만나며 지지율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다 많은 시민을 만나고 많은 곳을 다니겠다는 컨셉에 변함이 없다"며 "지지층 결집은 됐다. 이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연확장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것이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열세 지역에서 유세를 펼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계층과의 만남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날도 한국노총과 서울지역 장애인 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2030대와 40대를 대상으로 한 표심 호소도 국민의힘의 막판 전략 중 하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20대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오 후보가 유세현장에서 20대 청년들에게 '마이크를 빌려드립니다' 활동도 하고 있다"고 했다. 오 후보 측은 20대 시민 참여 유세 참가 신청을 받아 계속해서 청년층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네거티브 전략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로 표를 깎아 먹을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대신 자신의 정책 공약 중 하나인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수 설치 등 알리기에 집중한다.
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쪽(민주당)의 네거티브가 안 먹힌다. 격차는 계속 벌어진다"며 "우리가 굳히 휘말려들 필요가 없다. 소위 정권심판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거기에 분노하는 청년층 등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많은 시민에게 보여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막판 대역전 기대에도 돌발변수는 적어
여야가 깜깜이 선거 국면에 돌입하지만 이번 선거 만큼은 돌발 변수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후보 모두 선거 경험이 많아 소위 '막말' 소동이 벌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변수가 적은 만큼 지금의 판세가 뒤바뀔 여지도 적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두 후보 간 격차는 상당히 좁혀질 거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지금의 여론조사 만큼 오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박 후보가 판세를 뒤집기에는 너무나 힘들 것이다. 단순히 박영선 대 오세훈 구도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총체적 심판의 선거 성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은 기간 변수와 관련해 "돌발변수로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소위 자살골이라고 하는 막말 논란"이라며 "하지만 박 후보와 오 후보 모두 선거를 굉장히 많이했고 능숙하다. 후보 개인의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돌발 변수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평론가도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 빠졌던 사람이 일부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상당히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야당 지지자들의 투표 의지가 강하고 정권 심판 의지도 강하다. 오히려 여당을 지지해 온 젊은층이 투표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제기하는 내곡동,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지금은 정권심판론이 압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의혹 제기는) 여당이 도덕적 우위에 있을 때 먹히는 건데 지금은 잘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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