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인시위 '투쟁 무기' 효과…초선 주도에 중진 호응 '靑 압박'

"본질은 추-윤 갈등 아닌 정권 비리 덮기…국민에게 알려야"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도구…약자는 정부·여당 아닌 野"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초선의원 청와대 릴레이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해 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11.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결정으로 여야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1인 시위'가 당내외 호응을 얻고 있다.

청와대 앞 1인 시위라는 야당의 투쟁 방식은 황교안 전 대표 시절부터 이어져 온 것이지만 그동안 발목잡기, 구태의연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추-윤 갈등과 연말 입법 전쟁을 관통하는 정국에서 초선들이 선택한 릴레이 시위는 첫 사흘간 일정 성과를 거뒀다는 자평이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 초선의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3일째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지난 27일 성명서를 통해 △검찰총장을 해임하는 이유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문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은 질의서 전달을 위해 청와대로 향했지만 질의서 수령을 한차례 거부당하자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다음달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강행처리하면 더이상 원내에서 여당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절박함이 담겼다.

1인 시위 현장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뿐만 아니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방문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선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당 중진의원들도 방문했다. 초선의원들이 1인 시위를 시작한 이후 중진인 김기현 의원 등은 지역구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1인시위 지지 및 격려 방문을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거리에 나선 것은 지난 9월 원내지도부의 1인 시위 이후 두 번째다. 장외투쟁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됐다.

이들은 윤 총장 직무정지 이후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단독 강행하면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것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부터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 여권 관련 의혹 수사를 덮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본다.

특히 내년도 예산과 함께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단축,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폐지 등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야당이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15개 입법과제에는 공수처법 개정안과 국정원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등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법안이 포함돼 있다.

1인 시위에 참여 중인 한 초선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사태의 본질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아니라 정권의 비리를 덮기 위해 헌법 정신을 뭉개고 훼손한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기 위해 청와대로 간 것"이라며 "따로 성과를 생각한 것이 아니다. 국민에게 이 사태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지난해 2월부터 민생투쟁대장정, 삭발, 단식, 광화문집회까지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장외투쟁을 이어왔다.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했지만 외연확장에는 실패하면서 그 결과는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대규모 장외투쟁을 지양해왔다. 원내지도부 1인 시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등 국회 내에서 규탄대회를 이어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문제, 비호감 이미지 등을 고려해 장외투쟁에는 나서지 않았다.

지난 9월 북한의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긴급현안질문을 촉구하는 원내지도부의 청와대 앞 1인 시위도 사실상 21대 국회에서 야당의 첫 장외투쟁이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것일 뿐 장외투쟁은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 초선의원은 "국민에게 저희의 각오를 전달하고, 이 사태의 본질이 알려졌다고 생각되면 중단할 수는 있지만 쉽게 중단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며 "(황 대표 시절의 장외투쟁과 비교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때보다 상황이 훨씬 엄중하다. 나라가 풍전등화인데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무기력하게 앉아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윤 총장이 직무정지 당한) 11월24일과 11월24일 이후로 운명이 나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공수처법 개정안 등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비리 덮기 위한 최종 완성의 9부 능선을 넘었다"라며 "그 9부 능선이 정기국회가 될 것이다. 이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도구가 없지 않나. 약자는 정부·여당이 아니라 우리다. 약자는 어디서든지 외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sd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