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한달]군소정당, 자강이냐 연대냐…'등대정당' 설정도
정의당, '대안정당' 독자노선…민주당와 통합 원하는 열린민주당, '등대정당' 시도
미래한국당, 미래통합당과 합당 추진…국민의당, 자강 고심 깊어져
- 이균진 기자, 이우연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이우연 기자 = 4·15 총선 이후 한 달을 맞은 군소정당들의 향후 활로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거대양당 구조가 굳어지면서 4년 전 국민의당과 같이 캐스팅보터(결정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할 정당이 없다는 것이 이번 21대 국회의 특징이다.
따라서 원내에 진입하게 된 대부분의 군소정당은 통합이나 정책 연대를 모색하는 한편 독자 노선으로 승부를 보기 위한 노력에도 한층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정의당, '대안정당' 독자노선…민주당과 통합 원하는 열린민주당, '등대정당'
이른바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에게 21대 국회는 힘든 길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77석을 확보한 만큼 다른 당과의 연대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목표로 했던 정의당은 이전 총선과 동일한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전날(14일) 열린 '21대 총선 평가와 정의당의 과제'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선거제 개혁을 통해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한 선거 전략은 실패", "악조건 속 선전과 정치적 성장 없는 정체 상태" 등으로 정의당의 이번 총선을 총평했다.
이번주 배진교 원내대표 등을 선임하는 등 원내 전열 정비를 마무리한 정의당은 민주당과 차별화된 의제를 내거는 '대안정당'으로서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토론회에서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시민들이 주목하는 의제에 대한 선제적 반응과 공감능력 △시민사회 내에서 제안된 정책대안에 대한 수용성 △의회 내 의제 선도성 △기성정당과 다른 정당문화 △인권감수성이 내재된 정치언어와 메시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지도부와 당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내부 토론을 바탕으로 오는 17일 전국위에서 이번 총선에 대한 평가와 혁신기구 구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 3석을 얻은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을 바라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 입장은 완고하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는 8월 열리는 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양당의 합당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합당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 등 당내 핵심 세력들은 열린민주당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이 만들고 비례후보가 된 정당 아니냐"며 "이해찬 대표가 탈당 후 복당 불허 방침도 내린 마당에 선례를 만들면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확고한 방침에 열린민주당은 '등대 정당' 역할을 꺼내들어 합당이 이뤄지기 전까지 당 운영을 위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등대 정당은 본래 정의당 계열의 진보정당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이던 용어로 거대 정당에 협력하되 비판적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최 대표에 전화를 걸어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열린민주당의 역할을 당부한 바 있다.
열린민주당은 당분간 검찰개혁을 비롯해 국민소환제 도입 등 국회개혁 등을 주요 어젠다로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15일 최 대표는 최고위원 5명을 지명하고 추후 원내대표와 사무총장도 인선하는 등 당 지도부를 빠르게 꾸릴 예정이다. 비례대표 후보였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소장으로 하는 정책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미래한국, 미래통합당과 합당 추진…국민의당, 자강 고심 깊어져
보수 진영에서는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과의 합당을 추진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자강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은 15일 당선자간담회를 열고 통합당과의 합당에 대해 논의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당은 각 당에서 2명씩 참여하는 수임기구를 구성해 합당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래한국당은 그동안 통합당과의 합당은 당연하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합당의 전제로 비례대표 위성정당 탄생의 원인이 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하면서 독자노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두 정당은 합당의 구체적인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1대 국회가 개원할 때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 문제는 여당을 압박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합당 논의가 길어질 경우, 미래한국당으로서는 원 대표의 임기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당헌에 따르면 원 대표의 임기는 오는 29일까지다. 합당 논의가 21대 국회 개원 이후까지 이어지면 미래한국당도 통합당과 마찬가지로 지도부 공백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안정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원 대표의 임기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한국당은 29일까지 통합당과의 합당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19일 전당대회를 통해 원 대표 임기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미래한국당의 합당 결정으로 자강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에서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38석(지역구 25·비례대표 13)을 얻어 '녹색 돌풍'을 일으켰지만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21대 총선에서는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초 예상했던 10석 이상이라는 목표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당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방안으로 정책 연대를 고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거론됐던 미래한국당과의 연대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국민의당이 다시 한번 '제3지대'로서 영역을 확보하기는 힘들어졌다.
현재 안철수 대표 주도로 혁신준비위를 구성하고, 분과위원회에서 정책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원내에서 이를 관철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민의당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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