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여당' 민주당이 떠올린 '열린우리당'…그때 그 당은 왜 몰락했나

盧 탄핵 속 과반 장악 후 '국보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 강행 무리수…협치 무시·계파 갈등 문제도
이해찬·이낙연 "열린우리당 아픔 반면교사 삼아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열린우리당때를 생각하며 오만하지 말고 겸손해야"한다고 밝혔다. 2020.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4·15 총선에서 180석의 역사적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포함)에서 '열린우리당'이 자주 소환되고 있다. 과거 실패했던 역사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7일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대위 해단식에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시를) 잘 반성해서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이 소중한 만큼, 우리도 여러 가지를 깊이 생각해서 앞으로의 원내국회뿐만 아니라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그때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성적표를 받은 민주당이 '트라우마'와 같은 열린우리당을 거듭 언급하는 이유는 집권 여당으로서 과반 의석을 얻었던 당시의 정치지형이 지금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민주당으로선 과거 열린우리당의 몰락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의미를 강조하는 셈이다.

16년 전 집권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을 등에 업고 집권 중반 치러진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152석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여대야소'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승리의 영광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야당과의 협치 실패와 정부와의 불협화음, 그리고 고질병이었던 계파갈등 등의 암운이 열린우리당을 휘감으며 3년 만에 정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이른바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 폐지·과거사법·사학법·언론개혁법) 추진에 드라이브를 건다. 이들 개혁법안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서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치'는 없었다. 당시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장기간 장외투쟁을 불사하면서 이들 개혁 법안을 막아내는데 성공했고,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유력한 대선주자로 오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여기에 개혁 법안에 포함된 국가보안법 폐지의 경우,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완전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 힘든 예민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당시로선 무리였다. 이는 결국 중도층이 열린우리당에게서 등을 돌리게 된 계기로 작용했고, 당청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열린우리당은 또 '여당'을 하기 위한 준비도 부족했다. 소속 의원의 3분의 2가 넘는 108명의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내기에 바빴고, 이는 정부와의 불협화음으로도 이어졌다.

준비가 덜된 여당은 '유력 대권주자'인 야당 대표의 강력한 대여투쟁과 잇단 재보선 참패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친노'(親盧)와 '비노'(非盧)의 계파갈등으로까지 번졌고, 2007년에는 릴레이 탈당으로까지 이어졌다.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쳤지만, 이미 민심은 떠난 뒤였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대패'(大敗)하며 정권을 빼앗겼고, '100년 정당'의 꿈도 그렇게 사라졌다.

당시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는 당선인을 비롯한 당 안팎에 거듭 '겸손'과 '신뢰'를 강조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이낙연 위원장은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오만이나 미숙, 성급함이나 혼란상을 드러내면 안 된다"며 "항상 겸손하며 안정감, 신뢰감,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 다른 모든 과제는 이상의 과제보다 우선할 수 없다. 그 점을 동지들께서도 마음의 동의를 가졌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sesang22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