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탓' 못하게 된 슈퍼여당…180석 '품격 정치' 나서야

연일 '겸손' 강조하는 민주…"열린우리당 아픔 반성해야"
야당과의 대화·타협 중요해지며 유연한 국회 운영 필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은 어항 속의 물고기, 전국민이 투명하게 보고있다"며 당선인들에게 당부했다. 2020.4.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짊어진 180석은 양날의 검이다. 개혁입법과 국정과제를 밀어붙일 동력을 얻게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도 함께 짊어졌기 때문이다. 180석이란 압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맘 편히 웃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7일 열린우리당 시절을 언급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은 재보궐선거 등에서 연이어 참패하며 급격하게 당세가 꺾인 바 있다.

이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성원을 받았고 그 큰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는 동시에 우리 양당은 그 성원에 보답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도 "국민여러분께서 저희에게 기대 이상의 의석을 주시면서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도 안겨주셨다"며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가 민주당에게 몰아준 180석으로 사실상 민주당은 미래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2012년 여야 합의로 탄생된 국회 선진화법도 180석 거대 여당에게는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절차상으로만 보면 모든 입법이 가능해진 셈이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 국회 임명동의도 가능하고, 여야 논란이 예상됐던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법안 처리도 가능하다.

민주당은 향후 4년간 국회 운영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국정운영 결과에 뒤따르는 책임 역시 무한대로 져야한다. 이제는 야당이 발목을 잡아 이뤄내지 못했다는 '야당 탓'도 불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민주당이 어떤 정치를 이끌고 가는지를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회 운영을 위해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잘 모색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법대로 밀어붙이는 형식이 아니라 여야 정치의 작동 방식대로 협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야당을 품고 소수의 의견도 듣는 큰 정치의 보폭을 보여주는 것이 민주당으로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80석 이상 확보로 입법권의 권한을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문재인 정부 성공은 커녕 완전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며 "유연한 협치를 통해 국민의 설득을 구해내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탈리지 교수는 "민주당에게 책임정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도 발목을 잡을 수가 없다. 여당에게로 책임이 모두 지워지는 만큼 국회를 잘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