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정권 중간평가'·'야당평가' 공존…21대 총선에 담긴 함의

코로나19가 바꾼 선거 풍속도에 예상깬 역대급 사전투표율
코로나19로 다른 의미의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가능성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사흘 앞둔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10일과 11일 진행된 4·15 총선 사전투표 결과 투표율이 26.69%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0.4.1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최종무 김정률 김정근 이준성 기자 = 앞으로 4년 간 21대 국회를 이끌어 갈 300명의 주인공을 결정할 4·15 총선이 14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47명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총선은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의미를 넘어 향후 정치권력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대한민국 미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선거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한 오는 2022년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인 의미가 상당한 탓에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여야는 총력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로 과거 선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과거 선거에서는 거리마다 요란한 선거송과 함께 유세차량이 돌아다니고, 후보들과 운동원들은 저마다 피켓을 흔들며 큰 목소리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여기에 당 지도부는 전국을 돌며 대규모 유세를 벌이는 등 나라 전체가 선거로 들썩였지만 코로나19는 선거의 풍속도를 완전히 바꿔놨다.

요란한 선거송은 사라졌고, 후보자는 물론 선거운동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호응도도 떨어졌다. 길가에 붙은 선거벽보와 후보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선거 현수막을 볼 때 그나마 '지금이 선거철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해 투표율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투표장 가기를 꺼려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난 10~11일 이틀 간 실시된 사전투표는 전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국 4399만4247명 유권자 중 1174만2677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26.69%라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놓고 평가는 엇갈린다. 코로나19를 걱정하는 유권자들이 줄을 길게 서는 본투표보다는 이틀 간 나눠 진행되는 사전투표를 선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 그간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출을 자제한 국민들이 이번 선거의 의미를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택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란 반론도 나온다.

역대급 사전투표율에 놀란 정치권은 벌써 저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면서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높은 선거 열기가 선거 당일에도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사전투표가 최종 투표율 26.69%로 마감되었다. 사전 투표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총선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뚜렷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판단히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여야 양쪽에 대한 심판이 가능하다는 게 이번 총선이 가진 함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표에 대한 참여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총선 이후 정국과 관련해선 여야가 무턱대고 싸울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내 대표적인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용학 '타파크로스'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총선은 여야 양쪽에 대한 심판이 가능한 선거"라며 "여당에 대해서는 세상을 바꿔달라고 얘기했던 것에 대한 중간평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한편 야당에 대해서는 건전한 견제세력이 돼 달라고 했는데 과연 그렇게 했느냐에 대한 평가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이어 "선거라는 게 그 시대를 사는 국민들이 가장 소망하는 사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슈가 함몰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은 것은 자신의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려는 국민들의 시대정신과 열망이 잘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래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른 의미의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가 됐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아닌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됐다"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에게 지배를 받게 된다는 고전적인 말이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투표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조효과가 있을 수 있다. 나는 투표할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사람들이 투표를 하는 것을 보니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그런 것을 보면 이번에는 투표율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잠잠해지고 있는데 어느 당이 1당이냐에 상관없이 코로나와 그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신경써야 한다"며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가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것 같고, 정쟁으로 가기보다 국난수습, 경제위기 수습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ykjmf@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