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조국 지지 교수부터 '환단고기' 옹호론자까지

최배근 "조국, 영원한 법무부 장관" 헌사…이정희 "환단고기 아직도 안 읽었냐"
용혜인, 세월호 침묵 시위 기획으로 1·2심 유죄…이광재와 활동한 조정훈·이원재

최배근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 창당준비위 공동대표(오른쪽 세번째)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비례연합정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3.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우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가하는 정당과 이들 대표들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시민당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시민을위하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 집회를 주최했던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주축이 됐다.

시민을위하여의 공동대표로 있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강하게 주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조국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교수들의 서명운동에 이름을 올리고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후 서초동 촛불집회 연단에 올라 "하나하나 교수들에게 전화를 해 6000명을 모았다"며 "검찰개혁을 넘어, 광화문에 모인 가짜종교인을 몰아내기 위해 종교도 개혁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공동대표인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20일 촛불집회 연단에 올라 조 전 장관에게 "우리 국민은 조국 교수와 가족에게 큰 빚을 졌다"며 "당신은 국민의 영원한 법무부 장관"이라 헌사를 바쳤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시민을 위하여는 후보를 내는 것이 아니다. 개국본이 정치참여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시민당'은 18일부터 21일까지 약 비례대표 후보 5~10번 내에 배치할 '시민추천후보'를 공모한다.

이들 추천 후보에 '시민을 위하여' 공동대표들의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 참여하기로 한 가자환경당·가자평화인권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 4곳은 대부분 창당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신생 정당이다.

가자환경당은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친척인 권기재 대표가 창당한 당이다.

가자환경당은 패트병살리기운동본부 등을 통해 환경 운동에 주력한 권 대표의 주도하에 지난달 27일 창당했다.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권씨는 현재 세무사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권 대표는 권양숙 여사의 동생인 권기문씨와 개인적으로도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2013년 사회봉사단체의 여성 단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부산지검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 대표는 "당시 고소한 여성봉사자들을 움직인 배후가 있었는데, 봉사단체 이권 다툼과 관련된 인사였다. 정작 그 인사는 제가 고소당한 뒤 보름 만에 법정 구속됐다"고 해명했다.

가자평화인권당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유족들이 만든 인권정당(대표 최용상)과 평화통일당 창당준비위원회(위원장 이정희)가 지난달 통합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특히 후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이정희 공동대표의 이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사무국장 출신으로, 2016년 '마고력'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마고력은 이 대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계산법으로 한 달을 28일로, 1년을 13일로 계산한다.

이 대표는 한 매체 기고문에서는 유사 역사학 신봉 논란에 휩싸였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환단고기를 읽어보지 못했다'는 발언에 대해 "그것이 무슨 면죄부나 되는 듯이 말했다"며 "책 읽기를 싫어하는 나 같은 이도 읽은 한단고기를 '아직도' 안 읽을 정도로 게으르고 무지한 사람이 이다지도 많단 말이야"라고 적었다.

환단고기는 한민족 영토가 시베리아와 중국 본토에까지 이른다는 주장을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역사학계에서 위서로 판단되는 책이다.

지난 1월 22일 창당한 기본소득당은 노동당 당대표였던 용혜인 대표가 당명을 기본소득당으로 바꾸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탈당해 창당한 정당이다.

기본소득당은 모든 국민에게 매월 6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기본소득과 최저시급 1만원, 탈핵과 반전 등을 주장하는 정치공동체 '청년좌파' 대표 출신으로 2015년 노동당에 입당한 뒤 2016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출마했다.

용 대표는 대학생 시절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가만히 있으라'는 종이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침묵 시위를 기획해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2심에서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시대전환은 조정훈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장과 이원재 LAB2050 대표가 지난달 '생활정치'를 표방하며 3040세대 중심으로 창당한 정당이다.

이들은 모두 강원 원주갑에 출마하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재단법인 '여시재'에서 일했다.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지역 대표 출신인 조정훈 대표는 부원장을 맡았고, 희망제작소 소장 출신인 이원재 대표는 기획이사로 활동했다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는 각 당은 오는 20일까지 더불어시민당 측에 후보 추천을 마칠 예정이다.

이들은 적어도 19일 안에는 자체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2~6명의 후보를 추린다는 계획이다.

이 중 가자환경당은 지난 18일 내부 대의원 회의를 통해 각각 여성·남성 3명씩 6명의 후보를 결정했으며 이들은 환경활동가, 주부, 사회적 기업가, 교수, 세무사 등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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