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3당 합의문 추인 또 보류…셀프제명엔 "원천무효"(종합)

통추위 임재훈 대신 김경민 투입 검토
"안철수계, 당적변경시 탈당 간주…의원직 상실할 수 있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손 대표는 지난 18일 안철수계 의원등 비례대표 9명이 의원직을 잃지 않는 제명 형식의 '셀프 제명'을 두고 "당헌·당규와 정당법을 위반한 무효행위"라고 말했다. 2020.2.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9일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합의문 추인을 또다시 보류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9명의 이른바 '셀프 제명'에 대해서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지금 지역정당을 회복하려는 것이 아닌, 구태정치로 돌아가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있다"며 "좀 더 (추인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선·임재훈 의원으로 구성된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와 관련해서는 임 의원을 김경민 최고위원으로 교체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손 대표는 "아직 의결된 것은 아니고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당 통추위 합의문은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 바른미래당 최고위에서 추인에 실패했다. 통추위가 지난 14일 마련한 두 번째 합의문은 손학규·최경환·정동영 공동대표제를 실시하되, 청년·소상공인 세력과의 후속 통합을 마친 오는 28일 임기만료를 명시한 게 골자다.

손 대표는 앞서 청년·소상공인 세력과의 후속 통합을 완료한 뒤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합의문 추인을 앞두고 '호남정당으로의 회귀'를 지적하며 입장을 바꿨다. 합의문을 추인한 곳은 3당 가운데 대안신당 1곳뿐이다.

3당 통합을 추진해 온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은 추인을 보류하는 손 대표를 압박하기 위해 전날 안철수계 비례대표 9명과 의원총회를 열고 이들의 제명을 의결했다. 이로써 안철수계 비례대표들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손 대표는 지난 18일 안철수계 의원등 비례대표 9명이 의원직을 잃지 않는 제명 형식의 '셀프 제명'을 두고 "당헌·당규와 정당법을 위반한 무효행위"라고 말했다. 2020.2.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하지만 손 대표는 이날 이들의 셀프 제명을 "명백한 불법이며 해당 의원의 당적 변경은 원천 무효"라고 말했다. 그는 "당을 떠나려면 떳떳하게 탈당을 하지, 의원직과 특권을 유지하려는 것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측은 정당법 제33조(국회의원 제명)가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그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한 점을 들어 안철수계 의원 9명의 셀프 제명을 반박해 왔다. 전날 제명안을 의결한 이들이 '당헌이 정한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당헌 53조는 '당 소속 국회의원의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당규 윤리위 16조는 윤리위원회의 제명 징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손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을 겨냥해 "과거 바른미래당 통합 당시 제명을 요구한 비례대표에게 '국민이 당을 보고 투표한 것이니 당의 자산이며, 나가려면 탈당하라'고 한 바 있다"며 "스스로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세력이 어떻게 국민의 대안이 되겠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황한웅 사무총장은 "현행 당헌당규는 정당법 33조에 따라 윤리위 제명 의결과 의원총회를 모두 거쳐야 제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의원총회 찬성뿐만 아니라 윤리위 제명 징계가 필수불가결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와 관련한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적 변경시 탈당으로 간주돼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음을 인지해 달라"며 "당은 당적변경신고에 불처리를 요청했다. 처리할 경우 바로 가처분 신청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이 통추위 합의문 추인을 다시 보류하면서 3당 합당은 더욱 지연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까지 집단 탈당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제3지대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상 여지를 남긴 상태다.

아울러 손 대표는 "세대교체와 관련해 추진해 온 계획에 일부 차질이 생겼지만 세대교체와 정치구조 개혁에 관한 의지를 결코 굽히지 않겠다"며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당의 미래에 대한 제 입장을 국민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위원장은 이날 손 대표의 결정과 관련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의원님들의 출당과 관련해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께서 함께 모여 고민하고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문제는 바른미래당 의원님들 간에 아주 오랜 기간 고민하고 여러 가지 타협안들도 제시하면서 피치 못하게 그렇게 결정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