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고통' 겪었단 文의장에 온 문자…"감사합니다"

1년 넘는 여야 합의 기다린 끝 법안상정 결단 내몰린 文의장
"정치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다" 文의장에 감사 문자 쏟아져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공직 선거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장석으로 오르고 있다. 2019.12.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12월 한달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는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을 둘러싸고 1년이 넘도록 더불어민주당과 팽팽한 대치 상태를 이어온 자유한국당은 문 의장이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자 불만을 표출했다. 문 의장을 향해 '문희상은 죽었다' '문 의장이 아들 세습공천을 위해 날치기를 주도한다'는 등의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1호인 공수처 설치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놓은 상태였다. 이번 정권이 '개혁'의 명분을 걸고 추진한 공수처법의 명운은 이달 열리는 본회의에서 판가름나는 상황이었다.

이에 법안의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에서의 의사진행 권한을 지닌 문 의장의 고심도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민주당과 한국당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이번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상태였다. 양당의 합의를 1년 넘도록 기다려온 문 의장도 결국 법안 상정이라는 결단으로 내몰렸다.

그는 이러한 심경을 지난 3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이 털어놨다.

"아무것도 못하는 20대 국회의 모습이 개탄스럽고 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뭘 하자는 것인지, 이게 도대체 뭔가하는 자책감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결국 법안 상정을 결정한 문 의장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밤샘 찬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자리를 지켜야했다. 문 의장은 지난 4월 공수처 설치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은 뒤 심혈관 수술을 받은터라 정치권 일각에선 건강에 대한 염려가 흘러 나왔다.

문 의장은 본회의에서 가끔 가슴을 움켜쥐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의 반발은 거셌다. 한국당 한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죄가 많으니 주무시면 안된다"고 일갈했다.

문 의장은 당시의 심경을 아래와 같이 토로했다.

"12월 한 달은 30년 정치인생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가족과 지역구민까지 겨냥한 칼보다 날카로운 말들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저는 죽고 또 죽었습니다. 속이 숯검정마냥 시커멓게 타서 알맹이는 없어지고, 껍데기만 돌아다니는 공허한 심정입니다."

이날(30일)은 진통 끝에 공수처 설치법이 통과된 날이었다. 그러나 '껍데기'만 남았다는 문 의장에게 국민들은 아래와 같은 문자를 보내왔다고 의장실이 전했다.

"법안 통과까지 인내하면서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12월 30일)

"유치원 3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까지 통과되어 더욱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12월 30일)

"의장님 오늘은 정말 국민으로서 행복하고 희망이 넘치는 날이었습니다. 드디어 공수처법이 통과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12월 31일)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공수처법 통과에 혼신의 힘을 다했던 의장님으로 오래 기억하겠습니다."(12월 31일)

문자를 받은 문 의장의 심경은 어땠을까. 공수처법 통과라는 '폭풍'을 지나온 문 의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새해를 맞는 소회를 이렇게 남겼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남은 5개월의 임기동안 속수무책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새해 하루하루를 매일 새로 시작한다는 결기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2019.12.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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