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 오면 전권 줄 것"…劉·安 동맹 결별하나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하면 당권을 포함한 모든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이를 수용할 경우 당내 비당권파 활동을 하던 유승민-안철수계의 동맹은 깨지게 된다.

손 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면 원하는대로 다 해주겠다. 그때까지 결심을 하라'고 안 전 대표 측 의원들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참패 후 국내 정치 현장을 떠나 해외에서 학업 활동 중이다.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대표직에 오른 전당대회 당시 안 전 대표가 손 대표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지만, 패스트트랙 국면을 지나오면서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은 비당권파로 돌아섰다.

손 대표의 말이 현실화되면 현재 비당권파 내에 유승민-안철수계의 동맹은 깨지고, 손학규-안철수 동맹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손 대표는 지난 15일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인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을 만나 모처에서 식사를 하고 이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간접적으로 나에게 돌아오겠다는 의견을 타진하고 있으니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도리"라며 "나보고 당권 내놓으라고 하면 내줄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수민 의원 역시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하면 조건없이 안 전 대표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수용하고 물러나겠다고 했다"며 "손 대표는 당이 보수화되며 한국당으로 합당할 수 있다는 것에 두려움과 반대가 있었지만, 바른미래당이 다시 '호남당'이 되는 것에도 반대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손 대표는 또 손 대표와 안 전 대표와의 회동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이같은 의견은 다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 6명 의원들에게 공유됐고 안 전 대표의 실무를 도와주고 있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에게도 공유됐다.

김 의원은 유승민-안철수 동맹이 깨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직 확단하긴 이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안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온다면 '도로 국민의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 당시 호남계 의원들(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칭))만 당 바깥으로 내보낸 것이 돼 외려 당을 분열시켰다는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

유 전 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새로운보수당'이라는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유 전 대표가 새보수당으로 향하고,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에 남는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완전히 실패로 끝이 난 것이다.

김 의원은 "손 대표가 말한 대로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으로 보수통합하는 것이나, 도로 호남당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그런 문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와서 풀어가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손 대표는 복귀 시기와 관련해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면서도 "다음달까지 돌아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