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올해 국정감사…"더 튀어야 산다"
벵갈고양이·뉴트리아·성형기구…한복입고 질의하기도
공천 겨냥 눈길 끄는 소품 대거 등장할 듯
- 정연주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헤이(Hey) 클로이. 헤이 클로이?헤이 클로이!"
1년 전 국정감사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야심차게 준비한 국내 대기업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에 말을 걸었다가 진땀을 흘렸다. AI가 박 의원의 경상도 사투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 '헤이 클로이'를 10번 넘게 반복하다가 보좌진의 도움으로 겨우 시연을 마쳤다. 멋쩍은 박 의원이 스피커를 쓰다듬으며 "수고했어"라고 하자 엄숙했던 국감장 곳곳에서 폭소가 터졌다.
매년 국정감사는 이색 소품과 에피소드가 속출한다. 특히 초선이나 재선 의원들은 국감을 '스타 등용문'의 기회로 삼고 질의 내용은 물론 퍼포먼스까지 치밀하게 준비한다.
한 국회의원 보좌진은 "국감 쟁점이 매번 새로울 수 없고 어렵거나 따분한 주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질의나 답변 형식은 국민 입장에서 무미건조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감만 봐도 박 의원의 AI스피커, 액체괴물(슬라임), 맷돌, 대형 두루마리 등 눈길을 끄는 소품부터 살아 있는 벵갈고양이까지 등장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당시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한복을 입고 질의해 화제가 됐다.
벵갈고양이의 경우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시 대전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사건을 언급하기 위해 퓨마와 비슷한 외형의 벵갈고양이를 이색 증인으로 등장시켰으나, 일각에서는 '동물 학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감 현장에 살아있는 동물이 등장한 사례는 또 있다. 2014년 환경부 국정감사장에는 '괴물 쥐'라 불린 뉴트리아가 등장해 국감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 당시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은 뉴트리아의 습지 생태계 파괴의 실태를 전달하기 위해 뉴트리아를 일종의 증인으로 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 국감 현장에서는 당시 김제식 전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이 셀프 성형기구인 '코뽕'과 '쌍꺼풀 안경'등을 착용하고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2010년 국감에서도 이색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차명진 한국당(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밀렵됐다가 구조된 구렁이와 함께 등장했고, 임동규 전 새누리당 의원(당시 한나라당)은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 화재에서 문제가 됐던 알루미늄 패널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올해 국감은 내년 총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중요한 시기인 만큼 '튀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국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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