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본 정동영 "보수정권, 북풍으로 민족사에 죄악 자행"
평화당 영화 '공작' 단체관람…"남북분단 국내 선거에 이용돼"
- 김성은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역대 대선 때마다 항상 북풍이 터졌다. 남북 분단을 국내 선거에 이용해온 것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당직자 등과 단체로 영화 '공작'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영화 '공작'은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을 다루고 있다.
영화속 주인공 '흑금성'은 실제 같은 암호명으로 북파됐던 안기부 요원 박채서씨를 모델로 했으며, 당시 정 대표는 새정치국민회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정 대표는 당시 남북관계를 두고 "적대적 공생이라고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을 지킨다고했지만 속으로는 북한을 이용한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 역대 보수 정권이 민족사 앞에 저질러온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영화속 흑금성의 실제 모델인 박채서씨를 회상하며 "당시 안기부 공작원이었던 흑금성으로부터 실제 도움을 받았다. 당시 나는 대변인이었고 흑금성 대신 박채서씨로 알고 지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끊임 없이 박채서씨를 의심하면서 정보를 듣고, 다시 물은 결과를 김대중 후보에게 A4용지에 필담으로 보고했었다"고도 했다.
이어 "96년 총선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정권말기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였는데 4월 5일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북한이 무력시위를 했었다"며 "이로 인해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가 패배해 79석밖에 못 얻었다. 나중에 남북이 거래했다는 게 밝혀졌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김대중 정부시절 남쪽 특사가 평양에 갔었다. 저녁에 김정일 위원장과 술한잔 할 때 김정일 위원장이 역대 정보부장을 품평했었다"며 "(김 위원장이) 권 아무개 부장을 두고 굉장히 나쁜 부장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 사람이 돈 보따리를 들고 베이징으로 (북측) 군부 사람들을 불러놓고 판문점에서 총을 흔들어달라고 거래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영화에 담기지 않은 흑금성 관련 사연도 풀어놨다.
정 대표는 "새정치국민회의 지도위원회 의장인 오익제가 1997년 8월 15일 평양에 나타나 김일성 주석 동상에 참배했다"며 "그 전에 흑금성이 모종의 8·15 공작이 진행중이라고 예고했었다"고 했다.
아울러 "8월 15일 당 전체가 초상집이었다. 초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며 "그날 밤 12시쯤 긴급히 (저를) 만나자고 하는 목사님이 당사에 찾아와 공작 의혹이 있다고 제보했다"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이어 "8월 16일 아침 브리핑을 하면서 기획입국설을 제기했다. 그러자 안기부가 저를 고발하면서 명예훼손, 허위사실이라고 했었다"고 했다.
이어 "박채서씨의 안기부 내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동향을 제보받으면서 늘 조마조마했다. 간첩과 당이 함께 놀아났다고 하면서 국가보안법으로 걸면 걸리는 상황이었다"며 "97년 김대중 대통령이 선출된 뒤 한숨을 내쉬었다. 내게 최고의 보상은 정권이 바뀌어서 감옥에 안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1992년 훈령조작사건과 관련해선 "당시 안기부장 특보가 이 아무개였다. 대선 3개월 전인 9월 김대중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지하라고 했던 것이다. 이 훈령조작사건으로 남북 관계를 깬 것"이라며 "당시 북한은 남한 손을 잡고 나오려다가 이것이 깨지자 93년 NPT(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면서 핵 위기가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대선에 써먹기 위해서 남북관계 희생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se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