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낙선자 모인 더민주 19대 쫑파티…"정권교체" 합창

원내대표 우상호 이종걸 등 30여명 참석…국회의장 후보군 신경전도
강창일 제주도 흑돼지, 김영록 전복, 김승남 민어회 공수
우윤근 "전병헌 노영민 대학원서도 못내, 난 시험봐 떨어져"…정성호 "쌈박질 극복"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해 6월30일 경기 부천 원혜영 의원 자택에서 열린 의원단 회합서 '러브샷'을 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 트위터) 2015.6.3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부천=뉴스1) 서미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19대 국회의원들이 19일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마치고 20대 총선 당선·낙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쫑파티'를 벌였다.

이번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 말대로 분당, 비상대책위, 4·13 총선에서의 '제1당' 성적표 등 다사다난했던 19대 국회를 마치며 '정권교체'를 위한 새 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열린 자리다.

유인태·원혜영 의원 등의 제안으로 성사된 의번 모임은 당 소속 의원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기도 부천의 원 의원 자택에서 열렸다. 원 의원은 작년 6월에도 당직인선을 둘러싸고 당내 주류-비주류간 갈등이 극에 치닫던 때 저녁자리를 만들어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러브샷'을 이끈 바 있다.

이날 모임엔 강창일(제주시갑) 의원이 제주도 흑돼지를,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이 전복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갔다 낙천하며 더민주로 복당한 김승남(전남 고흥보성) 의원이 민어회를 각각 공수했다.

다양한 건배사가 나왔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는 빠지지 않았다. 유인태 의원은 "내년엔 반드시 말 통하는 대통령을 만들자. 정권교체를 위하여"라고 외쳤고, 김기식 의원도 "정권교체를 위하여, 앞으로 1년간 건배사는 이거 하나"라고 했다.

문희상 의원도 "정권교체 파이팅"을 외쳤고, 정성호 의원은 "힘 합쳐 정권교체"를, 이석현 의원은 "원내와 원외가 같이 협력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석 의원은 "우리 당이 집권정당이 안 되면 정치를 그만하겠다. 호남에서 집권당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엔 당내 20대 국회의장 후보군인 원 의원을 비롯해 문희상 박병석 이석현 정세균 의원이 참석해 미묘한 신경전이 일었다.

먼저 도착한 이 의원이 건배사를 하려는 도중 문 의원이 도착하자 강 의원은 "공정해야 하니까 잠깐 멈추라. 문 의원 앉으면 하라"고 웃었다. 박 의원은 이날 모임이 시작된지 3시간여 뒤에 급히 도착했다.

김경협 의원이 "오늘 원 의원 의장 추대하는 자리인 줄 알고 왔다"고 하니 정세균 의원은 "그 눈치를 채고 저지하러 왔다"고 받아쳤다.

또 원 의원은 이석현 의원을 향해 "이석현 미래 의장님이 좋은 양주를 가져오셨는데 의장 취임 뒤에 따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사전 답사"라며 "제가 보관을 잘 해놓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대 총선 낙선자들의 '찡한' 건배사도 이어졌다.

김기식 의원은 "선배님 덕에 4년간 잘 배우고 마지막 밥값까지 잘하고 떠나 다행"이라며 "늘 마음은 선배님들과 함께 있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우윤근 의원은 "전병헌 노영민 의원은 대학원서도 제출 못했고, 나는 시험을 봐서 떨어졌으니 내가 제일 낫다고 했다. 패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더불어 함께 정권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7·30(재보선)을 통해 왔으니 이제 1년이 좀 넘었는데 (낙선해) 아쉽다"며 "입학은 같이 못했어도 졸업을 같이하는 동기로 동창회 명부에 1번으로 이름을 올리려 한다"고 '농민과 더불어'란 건배사를 외쳤다.

비주류로 탈당이 관측돼왔으나 잔류해 당선된 정성호 의원은 "제가 5전 3승2패가 됐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 정권을 잡았고 아니면 떨어진 것 같다"며 "저희 당이 사람을 많이 끌어왔다가 그냥 내팽개쳐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19대 때도 우리끼리 싸움박질을 하다 의원들 간 파벌이 나뉘었는데 다행히 20대에는 그런 분위기가 극복돼가는 것 같다"며 "우리 당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한 사람들과 같이 가면 내년에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유일 '호남 3선'이 되는 이춘석 의원은 "우리 당이 조금 더 유연해지고 겸손해졌으면 좋겠다.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조금은 적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에게 "이 자리에서 '문재인을 위하여'란 건배사를 하고 3개월 있다 당무거부를 했고 임기를 유일하게 제대로 마친 분"이란 소개를 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여기서 문 전 대표와 러브샷을 했는데 문 전 대표에게 마지막까지 충성한 멤버 4인이 이종걸과 강기정, 저쪽(국민의당)으로 간 문병호, 김현 의원"이라며 웃어넘겼다.

다만 지난해 의원 70여명이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모임엔 문 전 대표가 불참하는 등 참석률이 다소 낮았다. 지난해 민어와 홍어, 낙지를 공수한 이윤석(전남 무안신안)의원도 탈당해 참석하지 않았다.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