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광주 당선자 워크숍 앞두고 "감회 새롭다"

1986년 대학 재학 시절 전남대 오월문학상 수상작 헌정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당시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고 있는 모습. 2012.6.13 /뉴스1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1박2일간 진행할 예정인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을 하루 앞둔 11일 1986년 대학 재학 시절 전남대 오월문학상을 수상했던 자신의 시를 오월영령 영전에 헌정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86년 연세대 국문과 3학년 시절, 전남대 오월문학상을 받으러 처음 광주를 찾았다. 그리고 30년 만에 더민주의 원내대표가 돼 광주를 방문한다"며 "감회가 새롭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100여 차례 가깝게 방문한 곳이지만 갈 때마다 서럽고 아프다"면서 "30여년전, 서울로 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이 악물었던 그 마음을 되살리며 다시 오월영령 영전에 오월문학상 당선작을 헌정한다"고 자신의 시를 게재했다.

우 원내대표의 시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라는 제목으로,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희생된 5·18 광주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을 기리는 내용이다.

우 원내대표측은 "우 원내대표는 30년 전 피끓는 청춘의 열정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광주 시민들에게 묻고 함께 고민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우 원내대표의 시 전문]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았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그래도 살아남으면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너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 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돌아온 네 가루를 뿌리며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 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gayun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