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분노 폭발, 눈물바다된 국회 세월호 현안보고

강병규 안행부 장관 뭇매…의원들 "무슨 낯으로 나왔나"
한목소리로 사퇴 촉구 "장관 얼굴 보면 국민 분노 느껴"

강병규 안행부장관이 세월호 침몰 사고 현안 보고를 위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2014.5.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승섭 이준규 김영신 기자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14일 여야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진행된 세월호 안전행정부 현안보고에서 의원들은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사고 보고를 받고도 경찰간부후보생 졸업식에 참석하는 등 당시 행적의 부적절함을 질타했다.

또한 여야 의원들은 강 장관의 사고에 대한 인식과 현안보고에서의 답변태도를 문제삼으며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현안보고는 사고발생 한달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정부의 대응과 사고수습을 지켜봐온 의원들은 분노를 참지 못한 채 폭발했고, 여성 의원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며 질의를 이어갔다.

질의 초반 119상황실과 해양경찰청이 중앙부처 인사들에 대한 의전문제와 구조문제를 놓고 승강이를 벌인 통화 녹취록이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의해 공개되자 참다못한 여당 의원들 마저 폭발했다.

이 녹취록은 소방방재청이 사고현장인 전남 진도군 병풍도 인근 해상에서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여 구조자들을 가까운 서거차도로 옮기고 있는 상황인데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 간부들이 팽목항으로 집결한다는 이유로 장소를 옮길 것을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경은 통화에서 "높으신 분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항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우선 한 사람이라도 구조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라고 항변했지만 119상황실은 계속해 전화를 걸어 장소변경을 압박했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에게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질의를 마친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4.5.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우선 새누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부패 정부, 눈치보기 정부 때문"이라고 정부를 강력 질타했다.

이 의원은 "10분 이내에 행정부 수반에게 보고를 하고, 해경만 구조할 것이 아니라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전단(UDT)을 투입했으면 다 구조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가 총체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정부는 완전히 눈치 보는 정부다. 위와 아래에서 서로 눈치를 보고 책임을 안 지려 한다"면서 "사고 나면 구조가 먼저지, 보고를 받아서 어디서 구조하는지를 따지는지가 먼저인가"라고 강 장관을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이어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이 강 장관을 상대로 "살릴 수 있는 애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 아니냐"라고 단답형으로 답할 것을 주문한데 대해 강 장관이 "그렇게 단답식으로 대답을..."이라며 말끝을 흐리자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이 의원은 "'무조건 우리가, 정부 책임자들이 잘못해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못 구해 죽을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답변하는 게 장관의 태도 아니냐"며 호통 쳤다.

같은 당 중진인 서청원 의원도 강 장관의 태도를 지켜보다 "강 장관은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사태 수습 능력이 없다"며 "오늘 당장 사표를 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나갔다.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의 얼굴을 보면 국민들이 더 비통해하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국무위원으로 우리가 청문회 통과시켰지만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몇 명 안 되는 기업에서도 골든타임 인식해서 생명 1명을 구하는데, 400여명이 (탄 배에서) 사고가 났는데도 어떻게 거기서 (졸업식) 행사를 참석했느냐"며 "골든타임 놓친 것에 대해 속죄하고 머리 깎고 산에 들어가서 기거해야 한다. 사퇴하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제대로 했다면 수많은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다"며 "장관으로서, 컨트롤타워 수장으로서 역할과 인식 등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병규 안행부 장관에게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2014.5.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찬열 새정치연합 의원은 "사건 직후인 16일 오전 10시37분 강 장관은 경찰학교 행사에 참석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한 뒤 "상황을 다 보고 받고 배가 가라앉는 시간이 행사에 참여해 파이팅하고 웃는 모습이 누구냐. 재난본부장이냐. 안행부 장관이냐. 대한민국 관료 맞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이해찬 의원은 "재난본부장의 답변을 보니 국민들 안전불감증, 정부 대처는 미흡했다면서 본인 얘긴 하나도 없다"며 "가장 큰 책임자가 안행부 장관 아닌가. 그런데 남 얘기 하듯 하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장관의 말하는 태도를 보니까 우리나라 고위직 공무원이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나 싶다"며 "나도 공직 여러 해 했지만 이런 회의는 본인이 사의를 표하고 안 나왔어야 한다. 장관은 계속 서울 중앙안전대책본부에서 근무하고 있었지 않나. 무슨 낯으로 여길 나왔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다 끝났고 사태는 지금 장례절차만 남았다. 무슨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냐"며 "오늘 이 회의를 끝으로 옷을 벗고 사퇴하라"고 주문했다.

백재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의 현안보고서에 탑승인원이 476명으로 보고됐지만 괄호를 치고 '추정'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 추정이란 의미가 뭐냐"며 "정부와 선주들이 숫자 맞추기에 급급하고 대상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고 같은 당 문희상 의원은 "국가는 무엇인지 정치는 무엇인지 참으로 말문이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며 울먹였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