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노선갈등이 당권투쟁으로 비화조짐… 극심한 내홍

정청래 "김한길 체제로 지방선거 못치러…조기 선대위 구성"
김한길측 "예의 아니다" '불쾌' -조경태 "친노본색 드러내"
문 의원측 "사전 상의 없어" 당혹…정청래 "김 대표 사퇴 전제 아니다" 진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투표를 위해 줄 서 있는 문재인 의원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앞서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토론회에서

(서울=뉴스1) 김현 박정양 기자 = 6·4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민주당내 노선갈등이 당권투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당이 극심한 내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5월 온건파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강온파간 잦은 충돌모습을 보였던 민주당 내에서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지도부 교체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다.

지난 대선주자로 당내 최대 주주인 문재인 의원과 가까운 강경파 사이에서 조기 선대위 체제 전환과 함께 문 의원 조기 등판론 주장이 나왔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의원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주최 토론회에서 , "지금 당 지도부의 얼굴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다"며 "조기 선대위를 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문 의원을 찍은 48%를 흐트러뜨리는 우경화가 문제였다"며 "결국 지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12%에 문재인 의원을 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이들을 되돌리기 위해 구당의 심정으로 문 의원이 구원등판해야 한다"며 "그래야 지지자들은 변화된 얼굴을 보면서 민주당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위기이자 전시상황"이라며 "평소에는 화합형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전시에는 전투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공개석상에서 자주 당론과 다른 발언을 해 온 조경태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당론에 배치되는 해당행위를 하는 의원은 공개적이고도 단호하게 경고해야 한다"며 "조 최고위원을 출당·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김한길 대표 체제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지도부 교체론이라 할 수 있다.

당헌상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김 대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는 25일 박근혜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그러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정 의원의 발언 취지는 이해하지만 동조하진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설훈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장수를 교체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은 뒤 "지도부가 대여투쟁을 강하게 했었으면 이런 얘기가 나왔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강경파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엔 지도부 교체론을 주장할 수 있지만 지금은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측 관계자는 "문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에서 요청이 있으면 당원으로써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지방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하고 하고 있다"며 "정 의원과 사전에 상의된 건 없다"고 다소 당혹스런 기색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 대표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돌출발언"이라고 일축하면서 "개인 소신이 그렇다 하더라도 당원이 뽑은 당대표에게 대놓고 공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김대표측의 다른 핵심 관계자도 "의미있는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문 의원이 들어온다고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해당행위는 정청래 의원과 문재인 의원이 했다"며 "문재인 구원등판론은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라고 일소했다.

그러면서 "친노가 드디어 당을 장악하기 위한 본색을 드러냈다"며 "친노들은 처음부터 김한길 체제를 지도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지도부라고 인정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조기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말한 것은 김한길 대표 및 지도부 사퇴를 뜻한 게 아니라 현 체제에서 조기 선대위를 꾸려 새로운 면모로 좀 더 책임있게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정 의원측 관계자는 "현 지도부를 교체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지방선거 때 문재인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지방선거를 치뤄야 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