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安, 安의 "양보 받을 차례" 발언 놓고 '신경전' 가열

민주 "개인이 양보한 것, 당이 양보한 것 아냐" vs 安측 "서울시장 후보 낸다는 의지 표명…양보 안해"

신당 창당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치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0일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와 관련, 안 의원이 민주당에 제기한 '양보론'을 놓고 격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의 신경전은 안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과 대선(후보)을 두 번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양보받을 차례가 아닌가"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민주당에게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민주당을 자극했다. 민주당은 즉각 마땅찮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의 양보론에 대해 "제가 양보할 것은 없지만, 더 좋은 후보를 내 새누리당 후보를 이겨야 한다는 뜻 아닌가요"라고 반문해 사실상 양보할 뜻이 없음을 숨기지 않았다.

노웅래 사무총장도 뉴스1과 통화에서 "안 의원이 새정치를 하자고 하면서 나눠먹기 식으로 얘기를 해서야 되겠느냐"며 "양보라는 것은 마음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노 사무총장은 특히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와 관련해선 "(안 의원이) 민주당에게 양보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서울시장 후보 시절 무소속이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한 이야기로 민주당 차원에서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특별히 의미를 두고 있지 않지만 양보가 논의되려면 연대가 전제돼야 하는데 (안 의원측이) 연대는 부정하고 있으니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연대와 양보는 동전의 양면인데, 연대는 부정하면서 민주당에게 양보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 논법"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지역 재선의원인 안규백 의원도 "말의 취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서울시장의 문제는 (민주당에게 한) 양보가 아니지 않냐"며 "박 시장과 안철수 의원이 한 것이지 당에게 양보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은 이어 "양보를 하더라도 그릇(인물)이 없는데 어떻게 양보를 하느냐, 주고 싶어도 담을 그릇이 없으면 주지 못하는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측의 불투명한 서울시장 후보군을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안 의원이 양보한 것은) 안철수라는 개인이 박원순이라는 개인한테 양보한 것 아니냐"며 "안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나오면서 박 시장에게 양보해달라고 하면 가능할 수 있는 얘기지만, 박 시장은 이제 공당인 민주당원으로서 서울시장을 하고 있으니 안 의원의 신당이 만들어지면 당과 당이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안 의원의 정치적 경험과 경륜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며 "안 의원의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당 사장인 박 시장은 즉각적인 대응은 일단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제가 백번이라도 양보해야 된다"면서도 "선거와 정치라는 것이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으니까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저로서는 잘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이에 대해서 박 시장 측은 나중에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지 양보하겠다는데 무게가 실린 발언이 아니다"고 선을 그어 '양보'와 관련된 오해의 소지를 경계했다.

이에 맞서 '양보른'을 제기한 당사자인 안 의원은 이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모든 광역자치단체장에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는 것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했던 관계인 박 시장에게도 사실상 정면승부를 예고한 것이다.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새정치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지역에 후보를 다 내겠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2월부터 늦어도 3월까지는 (후보를) 대부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이제는 저 혼자는 아니지 않냐"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고 저도 구성원의 한 일원인 만큼 혼자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책임성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백번이라도 양보해야 된다'는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원칙론 아니냐"며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안 의원 측은 이와 함께 '양보론'을 두고 민주당 쪽에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발언의 진의에 대한 해명성 접근보다는 지방선거에서의 전투의지를 강조하는 등 기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안 의원의 '양보'발언과 관련해 "안 의원의 언급은 다른 뜻은 없다. 있는 그대로 보면 된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고 더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여러 정황상 민주당과 안 의원측이 서울시장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를 수록 양측의 갈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