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심사 본격 돌입…곳곳에 충돌 지점

'박근혜표' 예산 삭감 두고 여야 격돌 불가피
복지예산에 현격한 시각차, 부자감세 철회 놓고도 대립
내년 6월 지방선거 앞두고 SOC 사업 증액 요구 '봇물', 국가기관 대선 개입 논란 예산안까지 파장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4 예산안 및 기금운용에 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13.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여야의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전쟁이 26일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기획재정위원회 등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상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예비심사 절차에 착수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역시 이날 결산안을 마무리하고, 새해 예산안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했다. 예결위 여야 간사는 29일 정책질의를 시작하는데 이어 내달 16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예산안 심사에 속도를 낸다는데 의견접근을 본 상태다.

하지만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예산안 곳곳에서 여야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어 목표로한 내달 16일 처리는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예산안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반영하는 첫 예산이라 여야는 치열한 기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野 "박근혜표 예산 대폭 삭감"…충돌 불가피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의 가장 큰 충돌 지점은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이다.

민주당은 부자감세 철회와 문제사업 삭감을 통해 각각 7조 1000억원, 5조원을 확보해 민생지원·경기활성화·지방재정살리기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민주당이 삭감 대상으로 꼽은 항목 가운데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창조경제 예산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창조경제 예산으로 분류되는 청년창업엔젤펀드(1000억원),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 펀드(700억원), 제약육성 펀드(200억원) 예산의 경우 사업 성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삭감 이유로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의 대표적 대북 정책 공약 가운데 하나인 DMZ 평화공원 조성 사업(402억원)을 두고도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DMZ 내에 남과 북,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한 이 사업에는 조사설계비가 111억원, 토지매입비(토지보상) 40억원, 지뢰 제거비용 등 안보시설비 24억원, 연구개발비 1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DMZ 평화공원 조성 사업을 비롯해 새마을운동 확산 사업(227억원), 4대악 근절 공약과 관련된 불량식품 안전투자 사업 (3426억원) 예산 등도 삭감 목록에 올렸다. 이들 사업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 관심예산'이란 이유로 과다하게 증액된 사업, 실현 불가능 사업, 타당성 결여 사업"이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창조경제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관련한 예산은 반드시 지켜낸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소속 예결위 관계자는 "합리적인 문제제기라면 검토해 볼 수 있겠지만, 민주당의 '예산 발목잡기'라면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예산 100조시대…여야 현격한 시각차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복지 예산은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한 106조원 규모다. 전체 예산안 가운데 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9.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복지 확대를 공약한 만큼 복지 예산 확충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접근법에 있어서는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공약 후퇴 논란을 부른 기초노령연금 관련 예산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기초노령연금 항목에 5조 2000억원을 반영했지만, 민주당은 약 3000억원 가량을 증액해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 전원에게 2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 충돌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과정에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민주당은 무상보육 예산 8000억원을 증액해 국고보조율을 20%포인트 끌어 올려야 한다고 밝혔고, 무상급식 예산 역시 50%를 국고에서 지원하기 위해 1조원을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앞두고 SOC 사업 증액 '봇물'여야를 불문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한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확보 경쟁 역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예산안 가운데 SOC 사업은 23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하지만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얽힌 여야 각 당이 각 지역의 SOC 사업 예산안 규모를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전체 평균에서 예산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농업과 SOC에서 증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SOC 사업 심사 과정에서는 '지역 편중' 논란도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88올림픽고속도로(대구, 2000억원)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부산, 2092억원) △포항영덕고속도로(경북, 98억원) 등 주로 영남권에 배정된 예산에 대해 '특정지역 편중예산'이라고 주장하며 삭감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대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현안 사업"을 내세우며 기타 지역 SOC 사업에 대한 증액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역갈등 조장 전략을 국민에게 공포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숙원사업인 고속도로 건설 및 확장예산을 지역편중 예산이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예산안까지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새해 예산안에까지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가보훈처 나라사랑교육 예산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안보교육을 빙자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며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 예산과 통일부의 사회통일교육 내실화 사업(38억원) 등도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민주당의 삭감 대상이다.

이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예산 삭감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논란과 맞물려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野 '부자감세' 철회…예산안 연계 처리 방침민주당은 부자 감세 철회 없이는 예산안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세제 개편 논의와 예산안 처리를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와 민생, 지방, 재정을 살리는 4생(生)의 문제를 기조로 삼아 중산층·서민 증세안을 저지하는 성과를 내겠다"면서 "재벌 특혜와 민생 보호 사이에 치열한 전선을 펼쳐서 국민의 힘으로 진짜 민생, 민주회복, 민생보호의 승리의 성과를 이뤄내는 국회로 운영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득세 최고세율구간 조정과 법인세 인상, 재벌기업 최저한세율 인상 등을 통해 민주당은 내년에 추가로 7조 1100억원의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세제개편안 수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부자감세'라는 용어 자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법인세 인상 등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