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예산안 공청회…"朴 공약가계부에 배치"
"反복지적 예산" 쓴소리, "정책실패 교훈 삼아야" 조언도
- 김승섭 기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6일 국회에서 열린 '201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학계 및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예산 및 기금운용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 새해 예산안에 대한 갖가지 우려를 나타내면서 문제점 지적과 함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2014년도 예산안은 박근혜 정부 공약가계부에 배치되는 예산편성"이라며 "전반적으로 공약가계부에서 제시된 복지공약이 후퇴하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예산이 강조됐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예산편성은 재량예산에 대한 지출절감을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한다는 공약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또 "관리재정수지 적자, 국가채무, 적자성 채무의 증가가 우려된다"며 "복지공약을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출절감과 세입확충노력이 부족해 적자폭이 25조 9000억원으로 증가하고 국가채무는 2013년 추경 기준 480조 3000억원에서 2014년 515조 2000억원으로 총액 기준 34.9%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만약 경제성장률이 전망치 3.9%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실제 환율이 2014년 예산안의 기준환율(달러당 1120원)아래로 하락하고 국제수입 증가율이 떨어질 경우 세수부족에 따른 국가채무 규모는 더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교수는 "더욱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51.2%에서 2017년 53.9%로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적자성 채무는 현세대의 부담을 미래세대로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분석한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은 "내년도 예산은 이 정부가 복지국가민심을 반영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예산인데 그런 능력과 의지를 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증세는 없다고 못박음으로써 복지국가민심을 반영해 재정기반을 확충하고 재정구조를 개혁할 여지를 스스로 차단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내년도 사회부문(보건・복지・고용부문) 총지출예산 105조 9000억원 및 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기금포함) 46조 4000억원은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듯 보이지만 그 상당부분은 의무지출증가에 따른 자연증가분"이라며 "또한 내년도 예산증가분에 반영된 국정과제 관련 예산도 실제로는 지난 대선 때의 공약을 파기함으로써 그 증가분을 최대한 억제한 것으로 정부의 주장과 달리 복지국가민심을 외면한 반복지적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실례로 "기초생활보장예산의 경우 개별급여로의 개편을 추진하면서 생계급여기준선을 현행 생계급여상한선보다 높게 책정할 것이라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계급여예산을 2.6% 삭감하고 나아가 자활에 필요한 자활급여예산을 7.7%나 삭감하는 등 제도개편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제도개편시도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육예산의 경우 보육인프라예산은 대폭 삭감한 반면, 가정양육수당은 대폭 증액해 전체적으로 보육예산의 기조가 인프라 확충보다는 보육비용지원에 편중되어 보육의 사회화를 외면하고 오히려 가정 내에서의 여성의 돌봄을 강요하는 성격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출이 GDP의 절반을 상회할 만큼 대외의존도가 높은 반면, 아직 세계경제의 위험요인과 불확실성은 곳곳에 상존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공공기관을 포함한 국가부채 비율이 GDP의 75%에 육박하고 있으며 900조 원을 상회하는 가계부채와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등 국내 경제상황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특히 국경을 초월한 시장경제와 기업의 글로벌화로 인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부규제의 신설과 법인세율의 인상도 쉽지 않다"며 "따라서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증세 없는 복지의 확충도 정부가 당면한 딜레마이자 과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산안 수립에서부터 낭비적 요소를 제거하고 세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정책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정부와 시장의 동반상생 노력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14년 예산안의 골자는 건전재정기반 확충과 동시에 경제활력 회복 및 일자리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어 거시적인 목표 면에서는 이러한 예산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총지출 357조 7000억원은 전년 추경대비 2.5% 늘었으나 재정지출 증가율로 보면 4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분야별 사업예산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사업간 중복지원과 효과성이 모호한 사업, 사업간 정책 효과가 상충되는 예산편성 사례, 구체적인 정책이나 사업계획의 수립 없이 예산증액부터 이루어진 사례 등이 발견된다"며 "성과주의 예산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선순환되기 위해서는 결산심사에서 발견된 정책실패의 교훈이 반드시 차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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