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에 신중하던 김한길, '원샷특검' 꺼낸 이유는(종합)

장외투쟁 100일날 '특검제안'…"특검 시기 고민해 왔다"
"朴 대통령, '양특(특검·특위)'에 대해 결단해야"
검찰의 편파수사에 대한 '불신 선언'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대화록 유출사건과 관련, '김무성 권영세 면죄부 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전 원내대표와 박영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대화록 수사'와 관련해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했다. 2013.1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민주당이 8일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과 관련한 모든 의혹을 특검 한번으로 해결하자는 '원샷특검'을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관련 사건에 관한 한 더 이상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대선 관련 의혹 사건 일체를 특검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특검 제안은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선언하고 장외로 나선지 100일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대표가 밝힌 특검 대상에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및 불법유출 사건을 비롯,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권에 대한 외압 및 직권남용,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의 대선개입 의혹, 박근혜 후보 캠프와 국정원의 경찰수사 외압 의혹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모든 의혹이 포함된다.

온건파로 통하는 김 대표가 국정원 등 국가정보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특검도입을 공식 언급하고 새누리당에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내 친노(친노무현) 강경파를 중심으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듭 나왔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김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현 시국과 검찰 수사 상황 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각에선 강경파의 주장에 김 대표가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특검도입과 함께 국회내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도 제안하며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귀국 즉시 '양특(특검·특위)'에 대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특검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낸 데에는 검찰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및 불법유출 사건수사가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

검찰이 참고인 신분인 문재인 의원은 직접 소환조사를 하면서 회의록 불법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해서는 당초 서면조사로 마무리지으려 한 것에 맞서 검찰 '불신선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김관영 수석 대변인은 "이전부터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하면서 시기를 놓고 고민을 해 왔다"며 "검찰의 '김·세(김무성·권영세)' 봐주기의 속내가 드러난 것에 대해 국민 모두 공감하고 분노를 느낄 상황이면 특검을 얘기해도 되겠다 싶어 이야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참고인 신분에 불과해도 공개 소환해서 조사한 검찰이 불법유출된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세장에서 낭독한 사건의 피의자인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김무성 의원)에 대해선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은 서면조사를 벌인게 드러났다"며 "극도의 편파수사이고 전형적인 정치검찰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 역시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제1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직접 소환해 조사를 하면서 정상회담 회의록 불법유출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이자 피의자 신분인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대사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로 대충 마무리하려는 검찰 태도는 누가 보더라도 형평성을 결여한 편파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제안한 특검 제안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향후 민주당과 안 의원 그리고 시민사회세력간 '신야권연대'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된 측면도 있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이 범야권의 국민 연대에 참여하기로 하고 민주당은 특검을 공식 요구한 일련의 과정에서 이들 사이에 사전 협의가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특검 요구에는 그 실현 가능성과는 별도로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 소송 등으로 조성된 공안정국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안정국에 맞설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김 대표가 특검을 제안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뒤늦게 특검을 주장해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듯한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줘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모든 국회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대검 앞에 집결해 검찰의 편파수사와 관련한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정홍원 국무총리의 방문도 취소시켰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9차 국민결의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12일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진상규명과 민주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종교계 등 각계 연석회의를 개최해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당 강경파들은 연말 예산 및 법안처리와 연계해 투쟁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지만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온건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온건파의 한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민생과 관련된 투쟁을 해야 민주당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관영 수석 대변인은 향후 국회 일정 참석 여부와 관련해 "이번 주말 상황을 지켜 본 뒤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pj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