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보훈처장 발언·태도 논란…국감 파행(종합2보)
대선 개입 의혹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野, 박승춘 처장 즉각 해임·고발 요구
"보훈처는 이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교육해야" 발언도 논란
與 소속 의원도 답변 태도 질책
- 김유대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국정감사 답변 태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국정감사가 중지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박 처장을 해임하고, 정치중립의무 위반과 위증 등 혐의로 즉각 고발할 것을 주장했다.
박 처장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 출석, 보훈처의 대선 개입 의혹을 놓고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몰아세우자 "제가 거짓말을 하는지 의원님이 그런 주장을 하는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란 답변을 내놓았다.
강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박 처장이 지난해 1월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신년교례회' 등에서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역설하는 듯한 내용의 강연을 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난해 1월 동영상에서 박 처장은 "금년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해이다. 건국이래 가장 위기라는 금년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금년에 한미동맹을 중요시 하는 세력을 선택할 것인가. 남북협력을 중요시하는 세력을 선택할 것인가에 미래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강연에서도 박 처장은 "지난 1년 동안 수고가 많았지만, 그 성과가 지대했다. 뜻한 바를 이뤘다. 2년 동안 보훈처가 이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연 내용에 대해 강 의원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라는 말"이라며 박 처장을 몰아세웠고, 박 처장은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말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특히 박 처장은 강 의원과 공방을 벌이며 "이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도 보훈처의 업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박 처장이 강 의원의 질의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태도로 임하며 이같은 답변을 내놓자 민주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까지 나서 박 처장의 발언을 질책했다.
새누리당 소속의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고 말하면 되지 국정감사장이 대선도 아니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는 정치적인 말은 곤란하다"고 박 처장을 나무랐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역시 "내용이 문제가 아니고 보훈처장의 태도가 심각하다"며 "기관 증인으로 나왔으면 국민의 대표인 여야 의원을 설득해야지 국민의 판단으로 넘기는 것이냐. 그러면 나가서 국민에게 호소하라"고 지적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중립 의무를 가진 보훈처가 이념 대결의 장에서 투쟁을 한다는 말을 어떻게 용납하느냐"면서 "지난 국감 때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던 말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보훈처장은 그동안 선거와 관련한 개입 행위는 물론, 이 자리에서도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며 "아무리 지적해도 반성할 생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이념 대결의 최선봉에서 이번 대선의 일등 공신인 것처럼 국회에 와서 자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감사중지 직후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기자회견을 열고 박 처장의 해임과 고발을 촉구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온라인와 오프라인 등 총체적으로 국가권력기관의 대선 개입이 이뤄졌다는 게 확인됐다"며 "이런 엄중한 문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새누리당은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적극적이고 성의 있게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김기식 의원은 "공무원법 위반이 확인된 이상 박 처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오늘 박 처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의 발언도 국면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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