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정무위, 보훈처 자료제출 거부로 파행

野 안보교육 DVD 협찬 주체 자료 요구에 박승춘 "밝힐 수 없다"
野 "보훈처 안보교육 DVD 제작에 국정원 예산 지원" 의혹제기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야당 의원들의 안보교육 DVD 교재와 관련된 자료제출 요구 거부로 파행을 겪고 있다. 2013.10.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피감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자료제출 거부로 파행을 겪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야당 의원들은 11장짜리로 구성된 보훈처의 안보교육용 DVD 제작 협찬 주체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승춘 보훈처장은 "협찬 주체가 밝히기를 원치 않는다"며 사실상 자료제출을 거부했고 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 정무위 국감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처장은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자료요구에 "자료제출 요구의 목적이 무엇인지 검토해야 한다"며 피감기관장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여야 의원 모두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날 강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당시 보훈처가 안보교육용 DVD 제작 예산을 후원받았다고 했는데, 협찬처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으로 제출이 맞다. 즉각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이종걸, 김기식 의원 역시 "이 부분의 자료제출과 관련해서는 검토가 필요없는 사안"이라며 "어디서 후원을 받았고 기부심사위원회 심사는 받았는지, 또 불법이 아닌지에 대해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처장은 끝까지 난색을 표하며 자료제출을 거부했고 이에 정무위원장인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까지 나서 "원칙적으로 법에 따라 회의 진행 위원들이 자료를 요청하면 피감 기관은 일단 제출하는 것이 맞다"며 박 처장을 압박했다.

김 위원장까지 나서자 박 처장은 오전에 검토를 한 뒤 오후에 답을 내놓겠다고 했고 그제서야 국감이 시작된지 1시간 50여분만에 첫 질의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박 처장은 오후에도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개인정보의 수집·이용)를 이유로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여전히 '제출 불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박 처장이 아무런 사유없이 자료제출과 답변을 거부했다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결국 오후 질의는 30여분만에 또 다시 파행된채 국정감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보훈처의 DVD 제작에 국정원 예산이 지원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로 이종걸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예산을 후원받았냐. 거부하지 않는 것을 보니 예산을 받은 것이 확실한 것 아니냐"며 박 처장을 압박하자 박 처장은 "그것은 제가 밝힐 수 없다. 답변 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국정원 댓글 의혹 핵심 인물인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언급하며 "이 차장이 육군사관학교 8년 후배이지 않느냐. 이 차장한테 (돈을) 받은 게 맞지 않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박 처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