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터지는 민주당 대선불복성 발언…그 배경은?

당내 불협화음일 뿐이냐....모종의 역할분담이냐...
당내 지도부 곤혹 속 강경발언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당내 불협화음이라는 시각과 역할분담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새롭게 드러난 대선개입 확산 정황과 수사 외압 의혹으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 또다시 정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 정부 여당을 상대로 강도높은 공세를 펴고 있다.

다만 정부 여당에 대선 불복이라는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국정원 사건의 수사외압 규탄 등은 대선불복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며 일단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정원이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새로운 정황이 제기되고 국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도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내 일부에서는 대선 불복으로 해석되는 발언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당당하게 말하고 따질 건 따져야 한다"며 "옳은 것을 말하는데 대선불복으로 비칠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설훈 의원도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선거 결과를 승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며 "선거가 100만표 차이로 졌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선거였으면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지난 대선은) 국정원, 군, 보훈처가 동원된 총체적인 부정선거로 우리도 선거 문제에 대해서 이제 심각하게 고민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선 불복 시비에 불을 지폈다.

세 의원의 발언 모두 야권의 대선 불복 시비를 촉발시킬 수 있는,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는 수위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급기야 23일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은 불공정 했다"는 작심발언을 성명을 통해 발표하면서 대선불복 논란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 대해선 현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위해 당내 강경파들이 무언의 교감을 통해 역할분담을 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대체적으로는 당내 불협화음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설 의원의 의원총회 발언으로 대선불복 논란이 일자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즉각 국회 브리핑을 통해 "설 의원의 발언은 사안의 중대함,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며 대선불복 논란에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도 곤혹스런 모습을 보이며 진화에 나섰다.

김한길 대표은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정원을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한 핵심인사도 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어떤 의견을 내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시기가 민감한 만큼 꼭 이 시기에 했어야 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인사도 "일부 강경 발언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대선불복성 발언은 마음으로는 이해하나 분명 책임있는 발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강경파 발언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대선 불복은 아니라는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선거가 부정하게 이뤄졌고 심증적으로 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가기 때문에 강경발언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강경파들의 발언이 지도부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