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격전지 화성갑 르포] "힘있는 낙하산" vs "대역전극 봐라"

서청원 "화성 발전 위해 낙하산 타고 내려왔다"
오일용 "막판 대역전극으로 반드시 승리한다"
홍성규 "노동자, 서민 등 바닥 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0.30 재보선 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은 20일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기아페스티벌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새누리당 서청원, 민주당 오일용,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 2013.10.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화성=뉴스1) 박상휘 김영신 기자 = 오는 30일 치러지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돌입 첫 주말을 맞아 총력 유세전에 나섰다.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와 오일용 민주당 후보,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는 20일 1시간 간격으로 화성시 향남읍 평리 발안시장에서 잇따라 유세를 가지고 유권자들에게 저마다 한 표를 호소했다.

이날 서 후보는 유세에서 화성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화성 발전을 책임질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오 후보의 유세에는 이 지역에 전략 공천되려다 출마를 포기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과 현역 의원 10여명이 참여해 지원사격하는 등 물량공세에 나섰다.

오 후보는 서 후보와 달리 자신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지역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10.30 재보선 경기 화성갑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20일 화성시 향남읍 발안시장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3.10.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청원 "낙하산이라 해도 좋다"…'힘있는 화성일꾼론' 올인

서청원 후보는 이날 첫 주말 유세에서 박근혜 정부의 순항과 낙후한 화성 발전 '두마리 토끼'를 잡을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서 후보는 특히 야당이 자신에 대해 '낙하산 후보'라고 공격하는 데 대해 "낙하산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화성 발전을 위해 내려온 낙하산"이라며 정면으로 맞불을 놨다.

서 후보는 이날 오후 화성시 향남읍 발안시장에서 가진 유세 연설에서 "많은 분들이 제게 낙하산이라고 한다"며 "제가 낙하산을 타고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해도 좋다. 전쟁에서 낙하산 부대가 없다면 승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저는 화성 발전을 위해 어머니 고향인 이곳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며 낙후한 화성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화성에 좋은 주거기설과 교육시설을 만들어 화성시 내 대기업 직원들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수원 호매실~분당~화성 향남 전철을 개통해 향남 신시가지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서 후보는 "이제까지 6선을 한 정치 경력은 유권자와의 입맛을 지켰기 때문"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안전한 순항과 화성 발전을 위해 경륜과 경험이 있는 서청원을 도와주시면 의리로 갚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서 후보의 유세 연설에는 남경필 원유철 김을동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예비후보 경쟁자였던 김성회 전 의원, 개그맨 최병서씨, 가수 이자연씨 등을 비롯해 서 후보 지지자들까지 100여명이 몰렸다.

서 후보는 유세 후 발안시장 곳곳을 돌며 시장 상인, 주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서 후보는 자신에게 붙은 '정치거물'이라는 타이틀이 자칫 화성 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유세 내내 겸손함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서 후보는 시장에서 무와 파를 5000원에 직접 구입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주민들과도 흔쾌히 사진을 찍었다.

사진 촬영 취재진이 과도하게 몰리자 부담스러운 듯 서 후보는 "여기까지만 찍어달라"고 말한 뒤, 이후에는 최소의 수행원들과만 시장 곳곳을 돌았다.

서 후보는 유세 도중 뉴스1과 만나 "하루종일 직접 발품을 팔아 주민들을 만나는 것에 여념이 없다"며 "이렇게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는 이어 지역경제 발전 초청토론회, 기아자동차 주최 사랑나눔 페스티벌 등 유권자가 몰린 곳을 연이어 찾아다니며 하루종일 한표호소에 주력했다.

화성갑의 경우 전통적으로 여권 지지도가 높은 곳인 데다 고희선 전 의원의 별세로 보궐선거가 치러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대한 우호도가 높다고 분석된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선거 당일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관건인 데다, 새누리당 지지층 중에도 표 분화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서 후보 측 설명이다.

또 중앙당 인사들이 대거 몰려와 서 후보 지지유세를 하는 게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중앙당에선 최대한 조용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홍문종 사무총장은 각각 화성을 찾아 개별적으로 시장 및 상가 상인들을 찾아다니며 서 후보를 외곽지원했다.

서 후보에 대한 지역 민심은 확연히 엇갈리고 있었다.

화성 주민 김모씨(58·자영업)는 "제대로 된 도로조차 없는 화성에 도로 하나라도 실제로 만들어주는 국회의원이 이제까지 없었다"며 "박 대통령 측근인 서 후보라면 힘을 갖고 지역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서 후보를 지지했다.

10.30 재보선 경기 화성갑 오일용 민주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20일 화성시 향남읍 발안시장에서 열린 거리 유세를 마친 뒤 손학규 상임고문과 함께 상인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3.10.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오일용 민주당 후보, 중앙당의 전폭 지원 속 대역전 노린다.

이날 쥐색 정장에 다소 피곤한 얼굴로 유세장에 나타난 오 후보는 목이 많이 쉬어 있었다. 전날에도 캠프에서 잠을 잤다는 오 후보는 새벽 2시까지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인사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유세에 나서기 전 뉴스1과 만나 "처음에는 사실 불안도 했으나 시간이 흐르고 유세를 하다 보니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화성 시민들이 현명한 만큼 낙하산 후보를 공천한 새누리당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현 판세를 설명했다.

오 후보는 "시민들께서 누가 어떤 약속을 하는가 보다 약속한 것을 누가 실천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보궐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의 판가름하는 선거로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략에 대해 "특별한 전략이 있을 수 없다. 한 분의 주민이라도 더 만나서 나의 진정성을 보여드리겠다"며 "한 분의 시민이라도 더 만난다는 각오로 마지막 남은 선거전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서 후보의 비리전력을 부각하며 자신은 깨끗한 후보이자 화성지역 현안을 해결할 지역일꾼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화성시 발안천에 공원을 조성하고 발안시장에 사람이 몰릴 수 있도록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신은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기초연금 등 약속했던 공약을 파기하는 정부여당의 후보와는 다르다며 반드시 화성발전으로 승리에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믿을 수 있는 화성의 아들 오일용에게 한 표를 행사해 달라"며 "다가오는 30일 다윗이 부패한 골리앗을 이기는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 후보의 유세장에는 오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지난 총선에서 오 후보가 낙선해 많이 아쉬웠다는 주부 김현숙씨(39·여)는 "오 후보가 꼭 당선돼 화성을 위해 큰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역일꾼이라 화성시의 문제점을 잘 알 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반드시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화성시가 농촌 지역이다 보니 노인복지 문제와 아이들 교육시설이 많이 낙후돼 있다"며 "꼭 당선돼 이 부분을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 후보의 비리 전력을 문제 삼으며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시민도 많았다.

발안시장에서 2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영호씨(59)는 "비리전력이 있는 정치인에게 공천을 준 새누리당에 화가 난다"며 "서 후보가 대체 이 곳 화성에 길이나 제대로 알겠나. 절대 서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물론 민주당에 반감을 가진 시민도 많았다. 화성시에서 10년이상 개인택시를 해왔다는 이모씨(49)는 오 후보는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도 민주당 소속인 채인석 화성시장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씨는 "채 시장이 화성시장에 당선된 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는 커녕 요즘은 개인 택시 기사들을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탄압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10.30 재보선 경기 화성갑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은 20일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기아페스티벌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3.10.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홍성규 "노동자 및 서민들의 바닥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 노동자 표심 정조준

홍 후보의 이날 유세에서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후퇴된 민주주의에 대한 심판이었다.

홍 후보는 유세전에 앞서 뉴스1과 만나 "최근 지역 시민들을 만나본 결과 분노한 민심이 극에 달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새누리당의 서 후보 공천에 실망한 시민들이 처음에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이제는 서서히 그 표심이 나에게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막판에 들어서면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표심은 진짜 화성 일꾼인 자신에게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한 분이라도 더 만나겠다"며 "서민의 삶을 살릴 정당과 후보는 통합진보당과 홍성규밖에 없다는 점을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발안시장에서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3가지를 공약했다.

그는 "우리가 세운 민주주의가 박근혜 정부 취임 8개월만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며 "짓밟힌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노동조합이 파괴되는 등 노동자와 서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며 "절벽 끝으로 내몰린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또 "화성에는 화성에서 자고 나라 이 지역을 누구보다 잘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화성 시민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홍 후보에 대한 지역 민심은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이석기 의원 사태로 종북세력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모습이었다.

특히 고령의 유권자들은 홍 후보를 멀리서 바라보며 "종북세력은 국회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한 젊은 여성 유권자는 홍 후보를 아는냐는 질문에 "관심없다", "처음본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정당은 중요하지 않다며 홍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화성 토박이라고 밝힌 김진석씨(82)는 "이전까지 화성시에 나온 국회의원들은 매번 거짓말만 했다"며 "홍 후보가 말하는 것을 보니 믿음직스럽다. 꼭 이겨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