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격전지 화성갑 르포] "힘있는 낙하산" vs "대역전극 봐라"
서청원 "화성 발전 위해 낙하산 타고 내려왔다"
오일용 "막판 대역전극으로 반드시 승리한다"
홍성규 "노동자, 서민 등 바닥 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박상휘 기자, 김영신 기자
(화성=뉴스1) 박상휘 김영신 기자 = 오는 30일 치러지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돌입 첫 주말을 맞아 총력 유세전에 나섰다.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와 오일용 민주당 후보,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는 20일 1시간 간격으로 화성시 향남읍 평리 발안시장에서 잇따라 유세를 가지고 유권자들에게 저마다 한 표를 호소했다.
이날 서 후보는 유세에서 화성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화성 발전을 책임질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오 후보의 유세에는 이 지역에 전략 공천되려다 출마를 포기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과 현역 의원 10여명이 참여해 지원사격하는 등 물량공세에 나섰다.
오 후보는 서 후보와 달리 자신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지역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청원 "낙하산이라 해도 좋다"…'힘있는 화성일꾼론' 올인
서청원 후보는 이날 첫 주말 유세에서 박근혜 정부의 순항과 낙후한 화성 발전 '두마리 토끼'를 잡을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서 후보는 특히 야당이 자신에 대해 '낙하산 후보'라고 공격하는 데 대해 "낙하산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화성 발전을 위해 내려온 낙하산"이라며 정면으로 맞불을 놨다.
서 후보는 이날 오후 화성시 향남읍 발안시장에서 가진 유세 연설에서 "많은 분들이 제게 낙하산이라고 한다"며 "제가 낙하산을 타고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해도 좋다. 전쟁에서 낙하산 부대가 없다면 승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저는 화성 발전을 위해 어머니 고향인 이곳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며 낙후한 화성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화성에 좋은 주거기설과 교육시설을 만들어 화성시 내 대기업 직원들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수원 호매실~분당~화성 향남 전철을 개통해 향남 신시가지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서 후보는 "이제까지 6선을 한 정치 경력은 유권자와의 입맛을 지켰기 때문"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안전한 순항과 화성 발전을 위해 경륜과 경험이 있는 서청원을 도와주시면 의리로 갚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서 후보의 유세 연설에는 남경필 원유철 김을동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예비후보 경쟁자였던 김성회 전 의원, 개그맨 최병서씨, 가수 이자연씨 등을 비롯해 서 후보 지지자들까지 100여명이 몰렸다.
서 후보는 유세 후 발안시장 곳곳을 돌며 시장 상인, 주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서 후보는 자신에게 붙은 '정치거물'이라는 타이틀이 자칫 화성 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유세 내내 겸손함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서 후보는 시장에서 무와 파를 5000원에 직접 구입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주민들과도 흔쾌히 사진을 찍었다.
사진 촬영 취재진이 과도하게 몰리자 부담스러운 듯 서 후보는 "여기까지만 찍어달라"고 말한 뒤, 이후에는 최소의 수행원들과만 시장 곳곳을 돌았다.
서 후보는 유세 도중 뉴스1과 만나 "하루종일 직접 발품을 팔아 주민들을 만나는 것에 여념이 없다"며 "이렇게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는 이어 지역경제 발전 초청토론회, 기아자동차 주최 사랑나눔 페스티벌 등 유권자가 몰린 곳을 연이어 찾아다니며 하루종일 한표호소에 주력했다.
화성갑의 경우 전통적으로 여권 지지도가 높은 곳인 데다 고희선 전 의원의 별세로 보궐선거가 치러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대한 우호도가 높다고 분석된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선거 당일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관건인 데다, 새누리당 지지층 중에도 표 분화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서 후보 측 설명이다.
또 중앙당 인사들이 대거 몰려와 서 후보 지지유세를 하는 게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중앙당에선 최대한 조용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홍문종 사무총장은 각각 화성을 찾아 개별적으로 시장 및 상가 상인들을 찾아다니며 서 후보를 외곽지원했다.
서 후보에 대한 지역 민심은 확연히 엇갈리고 있었다.
화성 주민 김모씨(58·자영업)는 "제대로 된 도로조차 없는 화성에 도로 하나라도 실제로 만들어주는 국회의원이 이제까지 없었다"며 "박 대통령 측근인 서 후보라면 힘을 갖고 지역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서 후보를 지지했다.
◇오일용 민주당 후보, 중앙당의 전폭 지원 속 대역전 노린다.
이날 쥐색 정장에 다소 피곤한 얼굴로 유세장에 나타난 오 후보는 목이 많이 쉬어 있었다. 전날에도 캠프에서 잠을 잤다는 오 후보는 새벽 2시까지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인사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유세에 나서기 전 뉴스1과 만나 "처음에는 사실 불안도 했으나 시간이 흐르고 유세를 하다 보니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화성 시민들이 현명한 만큼 낙하산 후보를 공천한 새누리당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현 판세를 설명했다.
오 후보는 "시민들께서 누가 어떤 약속을 하는가 보다 약속한 것을 누가 실천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보궐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의 판가름하는 선거로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략에 대해 "특별한 전략이 있을 수 없다. 한 분의 주민이라도 더 만나서 나의 진정성을 보여드리겠다"며 "한 분의 시민이라도 더 만난다는 각오로 마지막 남은 선거전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서 후보의 비리전력을 부각하며 자신은 깨끗한 후보이자 화성지역 현안을 해결할 지역일꾼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화성시 발안천에 공원을 조성하고 발안시장에 사람이 몰릴 수 있도록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신은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기초연금 등 약속했던 공약을 파기하는 정부여당의 후보와는 다르다며 반드시 화성발전으로 승리에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믿을 수 있는 화성의 아들 오일용에게 한 표를 행사해 달라"며 "다가오는 30일 다윗이 부패한 골리앗을 이기는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 후보의 유세장에는 오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지난 총선에서 오 후보가 낙선해 많이 아쉬웠다는 주부 김현숙씨(39·여)는 "오 후보가 꼭 당선돼 화성을 위해 큰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역일꾼이라 화성시의 문제점을 잘 알 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반드시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화성시가 농촌 지역이다 보니 노인복지 문제와 아이들 교육시설이 많이 낙후돼 있다"며 "꼭 당선돼 이 부분을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 후보의 비리 전력을 문제 삼으며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시민도 많았다.
발안시장에서 2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영호씨(59)는 "비리전력이 있는 정치인에게 공천을 준 새누리당에 화가 난다"며 "서 후보가 대체 이 곳 화성에 길이나 제대로 알겠나. 절대 서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물론 민주당에 반감을 가진 시민도 많았다. 화성시에서 10년이상 개인택시를 해왔다는 이모씨(49)는 오 후보는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도 민주당 소속인 채인석 화성시장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씨는 "채 시장이 화성시장에 당선된 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는 커녕 요즘은 개인 택시 기사들을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탄압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새누리당 후보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홍성규 "노동자 및 서민들의 바닥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 노동자 표심 정조준
홍 후보의 이날 유세에서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후퇴된 민주주의에 대한 심판이었다.
홍 후보는 유세전에 앞서 뉴스1과 만나 "최근 지역 시민들을 만나본 결과 분노한 민심이 극에 달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새누리당의 서 후보 공천에 실망한 시민들이 처음에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이제는 서서히 그 표심이 나에게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막판에 들어서면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표심은 진짜 화성 일꾼인 자신에게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한 분이라도 더 만나겠다"며 "서민의 삶을 살릴 정당과 후보는 통합진보당과 홍성규밖에 없다는 점을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발안시장에서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3가지를 공약했다.
그는 "우리가 세운 민주주의가 박근혜 정부 취임 8개월만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며 "짓밟힌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노동조합이 파괴되는 등 노동자와 서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며 "절벽 끝으로 내몰린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또 "화성에는 화성에서 자고 나라 이 지역을 누구보다 잘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화성 시민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홍 후보에 대한 지역 민심은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이석기 의원 사태로 종북세력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모습이었다.
특히 고령의 유권자들은 홍 후보를 멀리서 바라보며 "종북세력은 국회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한 젊은 여성 유권자는 홍 후보를 아는냐는 질문에 "관심없다", "처음본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정당은 중요하지 않다며 홍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화성 토박이라고 밝힌 김진석씨(82)는 "이전까지 화성시에 나온 국회의원들은 매번 거짓말만 했다"며 "홍 후보가 말하는 것을 보니 믿음직스럽다. 꼭 이겨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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