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정치' 깃발 든 손학규, 정계개편 촉매제 될까?
'복지국가', '인간 중심 공동체' 실현위한 통합의 정치 제시
여야 막론하는 큰 틀의 통합 추진할지 주목
- 박상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차기 대선 잠룡(潛龍)으로 분류되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야권의 정계개편이 감지되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서 "새로운 정치는 통합의 정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손 고문의 발언을 두고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염두해 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손 고문이 독일 유학을 통해 연립정치의 모델을 공부하고 왔다는 점에서 향후 야권 뿐만 아니라 여권과도 통 큰 통합의 정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손 고문이 주창하는 통합의 정치는 지역적, 사회적으로 분열된 정치를 타파하고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8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기념행사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새로운 경제사회체제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복지국가에 대한 요구는 이미 시대적 대세가 됐고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사회 실현을 위한 정치체제의 변화에 대한 요구도 이미 보편화 됐다"고 강조했다.
즉 '복지국가'와 '인간 중심의 공동체' 실현을 위해서는 정치체제의 변화가 필요하고 손 고문은 그 해답으로 '통합의 정치'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향후 손 고문은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집단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싱크탱크를 통한 정책개발과 릴레이 정책간담회 개최가 검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은 통합의 정치라는 큰 프레임을 내세운 만큼 다양한 정치세력과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손 고문은 기조강연에서 "자기 정치세력과 진영의 논리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며 "자기의 지지기반에 집착해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폐쇄정치를 과감히 던져버려야 한다"고 강조해 외연확장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결국 손 고문의 '통합의 정치', '외연 확대' 강조는 연대와 연립정치에 무게를 둔 행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 고문이 독일에서 연립정치 모델을 공부하고 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손 고문측 관계자는 9일 뉴스1과 통화에서 "물론 지금 당장 정치공학적으로 모든 세력이 합쳐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통합의 큰 흐름 속에 친노(친노무현)세력은 물론이고 안철수 의원 세력과도 같이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고문은 향후 야권 뿐만 아니라 여권과도 통합에 나설지 주목받고 있다.
손 고문은 기조강연에서 "나의 이익을 양보하고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주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나의 것을 버리고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 자기 지지세력을 설득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을 위해서는 지지세력을 설득해 대척점에 있는 세력과도 힘을 합칠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 고문이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7주년 기념식에서 독일의 여야 정당인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의 연정을 거듭 언급한 것도 향후 손 고문이 여야가 대통합을 이루는 연립정치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손 고문측에 따르면 큰 틀에서 우리나라도 연정으로 가야 한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손 고문측 관계자는 "큰 틀에서 우리나라도 통합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정도 분명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같이 양당제에서는 연정이 쉽지 않다.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손 고문은 미묘한 차이로 대결의 양상만 보이기 보다는 대타협을 이뤄내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의 통합은 아니더라도 여권과도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공통분모에 찾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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