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朴대통령도 메르켈 처럼 푸근했으면…"
朴대통령 정치 스타일 우회적 비판
기조강연서는 통합의 정치 거듭 강조…"폐쇄 정치 버려야"
연대설 제기되는 안철수 의원도 참석해 축사
- 박상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독일에서 8개월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을 소개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손 고문은 8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7주년 기념식에 참석, "최근 메르켈과 박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며 "메르켈은 국민에게 수더분한 아줌마 같은 느낌을 주는데 우리도 푸근하고 수더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푸근하거나 수더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불통 리더십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인 듯하다.
손 고문은 "예를 들어 돌잔치에서 접시에 음식을 담아 주면 메르켈은 잘 먹었다고 하면서 무엇을 담아서 준다"며 "그런데 (박 대통령은) 가져가서 먹었는지 버렸는지 고맙다거나 하는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 조건을 하나도 수용하지 않은 것을 비롯한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손 고문은 "제가 말씀드리는 통합의 정치는 내 것을 주는 정치고 그래야 통합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우리 민주주의는 아직 한참을 더 가야하는구나 하는 비통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은 지금 연정을 논의하고 있을텐데 연정을 하려면 장관 몇자리를 양보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양보해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 독일의 사회민주당에서는 기독민주당에게 재무장관자리 달라고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증세를 통한 복지늘리기라는 공약을 관철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메르켈은 정치를 안정화하기 위해 이를 내어주고 통합의 정치를 만들 것"이라며 "내 것을 떼어줄 때 통합의 정치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야당 대표가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 자기 것을 떼어주고 국민에게 푸근한 마음을 줘야 한다"며 "그럴 때 비로소 통합의 정신과 정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손 고문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기념행사에서도 기조강연을 통해 "새로운 정치는 통합의 정치"라며 "우리는 좀 더 과감하게 통합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정치세력과 진영의 논리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며 "자기의 지지기반에 집착해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폐쇄정치를 과감히 던져버리고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의 이익을 양보하고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주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나의 것을 버리고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 자기 지지세력을 설득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고문은 8개월 간의 독일 유학의 소회를 밝히며 "독일에서 첫 번째로 느낀 것은 한 사회가 발전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그 사회가 변화에 제대로 대응 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며 "독일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를 이룩하고 동시에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것도, 자본주의 경제성장에 따른 노동계급의 성장과 빈부격차의 확대에 대응해 일찌감치 복지제도를 도입한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성공은 통합의 정신과 그 실천에 있었다"며 "그 통합은 공동체 정신에 기초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복지제도는 독일 헌법 제1조에 명기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이지만, 그 시발은 사회통합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복지국가의 실현은 인간의 평등한 존엄성에 대한 믿음과 사회통합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기초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 고문은 독일의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깊이있게 검토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가 맹목적인 권력 분산의 차원에서 정치적 단견으로 추진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개정 만능주의도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 정치가 제대로 사회통합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 마치 헌법상의 권력구조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헌법도 제대로만 지키면 권력분산과 견제의 기능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에 대해서는 "독일의 통일이야말로 통합의 정신과 실천 그 자체"라며 "우리도 진정 통일을 추구한다면 포용과 관용의 정신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마음을 열도록 성의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햇다.
마지막으로 손 고문은 "통합의 정치는 공동체 정신을 한 축으로 하고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다른 한 축으로 한다"며 "자유와 인권, 정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데서 정치가 시작한다. 그리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건설하는데서 정치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신학용, 양승조, 이춘석 의원 등 손 고문의 측근 등이 대거 참석했으며 손 고문과 연대설이 제기되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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