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조금 시간을 갖고 국민 뜻 들어보겠다"(상보)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6일 저녁 서울 종로구 내자동의 한 한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김 대표는 이날 손 전 대표가 전·현직 의원들과의 만찬을 갖는 자리에 찾아가 단독 회동을 가졌다. 한편 손 전 대표는 "시간을 갖고 국민 뜻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2013.10.6/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6일 10월 재보선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 "조금 시간을 갖고 국민들의 뜻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로부터 "당의 총의로써 이번 재보선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고 김 대표가 전했다.

손 고문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4일 김 대표와의 회동 당시 불출마 입장을 전달한 뒤 연이은 김 대표의 요청에도 확고하게 '고사'했던 것에서 다소 변화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손 고문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라는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한길 대표와 손 고문의 이날 회동은 손 고문이 오후 6시께부터 시작된 당내 손학규계 인사들과의 귀국 환영만찬을 가진 자리에 김한길 대표가 찾아와 성사됐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을 통해 손 고문의 비서실장격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에게 "따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손 고문이 "멀리서 오신다는 데 대접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수용해 이뤄졌다고 김영철 대표가 전했다.

오후 7시15분부터 시작된 김한길 대표와 손 고문의 회동은 7시42분까지 27분간 진행됐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손 고문과) 처음 만난 이후 2~3일이 지나가면서 당 분위기가 급속하게 손 고문의 출마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면서 "이것은 당의 총의가 확실하다"고 손 고문에게 경기 화성갑 출마를 거듭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손 고문은 "대선에서 지고 정권을 내준 당사자인 죄인이 국회의원 선거가 왔다고 불쑥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금은 자숙해야 될 순간이라는 생각이고, 아직 그런 의문이 강하게 남아 있다"는 기본입장을 전달했다고 김영철 대표가 전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들을 보면서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정도의 정치를 따라가야 한다. 상대방인 새누리당이 반칙의 공천과 선거를 하더라도 그럴수록 우리 민주당은 정도의 정치와 선거를 펴나가야 한다"며"그런 차원에서 김한길 대표와 당 지도부가 이번 선거를 원칙과 정도로 치르는 것을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다만 "독일에서 8개월 반 성찰과 모색의 시간을 보내고 귀국해 보니 대한민국 민생은 여전히 각박하고, 정치는 후퇴했다"면서 "당은 독일 멀리에서 본 것보다 한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당 대표를 두 번 지낸 사람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차원 뿐만 아니라 국민의 눈과 국민의 뜻을 깊이 있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출마하라'는 당의 의견도 있지만 당을 넘어서 국민의 요청, 국민의 눈으로 이번 화성 출마 건을 바라보겠다"면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지만, 조금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김영철 대표는 손 고문의 언급에 대해 '진전된 입장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뜻을 물어보겠다는 것이니 (출마) 여지를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오는 8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기념 심포지엄과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재보선 출마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도 7일 오전 예정된 공천심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기 화성갑 지역에 대한 공천을 유보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대표는 "우선 포항 문제도 있으니 공심위는 내일 그대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오일용 경기 화성갑 지역위원장의 태도도 손 고문의 결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대표는 오 위원장 문제에 대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 위원장도 선당후사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