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초실종'…몰린 文, 입장 발표는 언제?

10·4 선언 기념 노무현재단 행사 참석…입장 밝힐지 주목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을 나서고 있다.봉하마을로 가져간 이지원에서 남북대화록 삭제 흔적이 있었다는 검찰발표에 대해 문 의원은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검찰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내놓으면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입장 표명 여부와 시기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은 'NLL(북방한계선) 정국'에서 대화록 전면 공개를 주도했던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혀야 하는 처지이다.

문 의원은 지난 6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 발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는데 이 같은 발언은 현재 '문재인 책임론'으로 되돌아와 새누리당 공세의 빌미가 되는 상황이다.

당장 4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비 사전점검회의에서 "사초 폐기가 드러나자 정치 생명까지 걸겠다던 문 의원은 일언반구도 없다. 무책임의 극치"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진실은 반드시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봉하마을 이지원(e-知園)에 남아 있는 대화록 최종본이 왜 대통령기록관에 존재하지 않는지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사초 폐기에 관여한 인사는 어떤 식으로든 역사적 도덕적 책임을 국민 앞에 져야 한다"고 문 의원을 겨냥했다.

문 의원은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입장 표명을 요구받고 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문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문 의원이 어떤 입장을 밝혀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갖고 있었는지, 그런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갖고 계셨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며 "또한 당에 대해선 역시 (대화록) 공개를 주장함으로써 당이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된 것에 대해선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일단 침묵하면서 대응을 미루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2일 검찰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잘 모르니 알아보고 얘기하겠다"며 "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방법으로 입장을 밝히면 된다"고 말한 뒤 침묵하고 있다.

대화록 실종이라는 책임론에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향후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친노(친노무현)계 의원들은 '문재인 책임론' 보다는 대화록이 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친노 인사인 박남춘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왜 대화록이 이관이 되지 않았느지를 수사해서 국민들에게 알려드려야 하는데 갑자기 봉하 이지원 사본에서 대화록 최종본이 발견됐다고 하니까 의혹만 커졌다"며 "왜 이관이 안 됐는지를 규명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의원은 10·4 남북정상선언 6주년을 맞은 이날 오후 노무현재단에서 주최하는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의원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