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10·30재보선 공천 진통…최종 결론 늦어져

친박연대 의원들 서청원 지지회견 움직임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10.30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 신청자 면접에서 홍문종 공천심사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심위는 이 자리에서 재·보선 지역인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군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한 19명을 상대로 일괄 면접을 진행한다. 2013.9.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10·30 재보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의 공직자후보추천심사가 진통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4자 전체회의를 열고 포항 남구·울릉군 예비 후보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한데 이어 밤 9시부터 다시 2시간 동안 회의를 가졌지만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했다.

3일 오후 7시 당사에서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공천심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공직후보자가 오는 7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추인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말까지는 후보자를 결정해야하지만 예상외로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당 내에서는 공천위가 포항 남구·울릉군과 경기 화성시갑 예비후보를 각각 3명과 2명으로 압축해 놓고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 원로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화성시갑에 공천할지를 두고 마지막 고민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화성시갑의 경우 예비후보는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회 전 한나라당 의원과 서 전 대표로 압축된 상태다.

서 전 대표의 공천여부를 두고는 당내 비주류 소장파 의원들의 반발이 제기된 상태다.

박민식 의원은 2일 오전 CBS, TBS, SBS 등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 "새누리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쇄신을 약속했고 이는 곧 공천개혁"이라며 "투명한 공천의 핵심은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거나 성범죄로 처벌받은 비리전력자는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런 기준이나 원칙을 어떤 사람에게는 엄격하게 적용하고 정치적인 힘이 강한 사람한테는 오락가락 한다고 하면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에 계신 분들이나 또 공천심사위원회에 참가하신 분들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도 있고, 당선 가능성, 기여도도 현실적인 중요 고려사항은 맞으며 그걸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게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성태, 조해진, 이장우 의원도 박 의원과 함께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범죄, 뇌물, 불법정치자금수수, 경선부정 등 4대 항목은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 전 대표는 2일 오전 화성시 의회에서 가진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그런 것(당내 반발)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치에 도움이 되고 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출마했다"며 "저 또한 젊을 때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젊은 정치인들, 그 친구들의 용기도 높이 사서 화해와 소통을 통한 당내 화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공천위의 최종 공천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제가 과거에 당 대표나 사무총장을 할 때에는 그렇게 복잡하게 하지 않았다. 딱 보고 경쟁력이 있고 괜찮으면 (그 후보에게 공천을) 주는 시스템이었다"며 "요새는 외부인사도 많이 오시고 하니까 (늦어지는 것 같다). 그 부분은 제가 말할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은 것으로 보인다. 당 원내지도부는 서 전 대표가 이끌던 친박연대 출신 일부 의원들이 서 전 대표 공천을 반대하는 당내 세력에 맞서 반박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을 알고 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연대 출신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서 전 대표 공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논리적으로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를 해서 반박 기자회견을 할 작정이었지만 지도부에서 자제시키겠다며 만류해 참았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 남구·울릉군도 김순견 전 포항 남·울릉군 당협위원장과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 서장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3명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단수로 압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포항 남구·울릉 당원협의회 운영위원들은 이날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30재선거에 지역 정서에 맞지 않는 후보가 공천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운영위원들은 "재선거에 당원들의 뜻과 달리 지역 정체성과 정통성이 없는 후보가 공천될 경우 전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위 내에서도 후보의 정체성과 당선 가능성 등을 놓고 위원 간 의견이 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