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孫 잡을까? … 고심 깊어지는 '화성갑 공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4일 오후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형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성당 희망채에서 손고문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3.8.24/뉴스1 © News1 최영호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4일 오후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형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성당 희망채에서 손고문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3.8.24/뉴스1 © News1 최영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10월 30일 국회의원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와 관련해 손학규 상임고문의 '구원등판론'을 놓고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달 27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화성갑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하고 단수로 후보를 압축했지만, 공천은 여전히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손학규 구원등판론'에 대한 고심이 크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이를 두고 공심위 내부에서조차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공심위원은 1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현재로선 손 고문의 공천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반면 또 다른 공심위원은 "유보를 하고 있는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게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일단 공심위는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를 지켜보고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주중 화성갑 지역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도 이르면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오는 4일께 공천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누리당은 '청와대 압력설' 파문 등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에 대한 공천을 강행할 분위기여서 '손학규 구원등판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민주당으로선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국 순회투쟁 중인 김한길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손 고문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손 고문에 대해 많은 말씀들이 있다고 하고, 공심위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다고 듣고 있다"면서 "제가 서울에 가서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말씀을 들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29일 손 고문의 귀국 일성을 놓고 김 대표측과 손 고문측이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손 고문은 귀국 당시 기자회견에서 10월 재보선 출마 여부와 관련, "예술인은 예술로 말하고 정당과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 저는 지금까지 당과 민주정치가 필요로 할 때 제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지금이 그 때 인지는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 주변에선 손 고문의 발언 중 "지금이 그 때인지 의문이 많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류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손 고문의 발언 취지는 뒷부분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손 고문으로서도 지금 국회에 복귀해야 할 필요성이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하고, 내년 7월 재보선에서 판이 크게 벌어지니 복귀해도 그 때가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짚었다. 이 인사는 "손 고문측도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손 고문의 한 측근은 "손 고문은 '지금은 내가 나설 선거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당이 필요로 한다면 그 때 가서 다시 생각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손 고문의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당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면 손 고문을 불쏘시개로 쓰건 당에서 얘기할 것이고, 아니라고 판단하면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여태까지 손 고문의 얘기를 듣고 서울 종로나 경기 분당에 나가라고 했느냐. 당이 필요로 해서 손 고문을 불렀던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똑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