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호남서 세력화 시동…민주 '불쾌' 신경전
- 박상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특히 민주당은 안 의원측이 자신들의 텃밭인 호남을 중심으로 독자세력화에 시동을 걸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이 호남에서 지역 기반을 다질 조직책인 실행위원 68명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양측의 신경전은 이틀째 지속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정기국회가 정상화에 돌입한 30일 민주당과 안 의원측은 각각 입법 결의대회와 정책간담회를 개최하며 존재감 경쟁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각 분야의 대리점주 피해자를 초청한 가운데 '을(乙)살리기 입법 결의대회'를 열고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을(乙)'을 살기기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안 의원은 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과 함께 참여연대와 '2013 정기국회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정기국회 입법과제를 검토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의 3대 위기에 처했는데 불행하게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때 일수록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양측 모두 국민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먹고사는 문제인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분간 원내에서 양측의 이 같은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경전은 장외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내일'이 지난 29일 호남에서 지역 기반을 다질 조직책인 실행위원 68명을 발표하자 민주당은 즉각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는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만약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야권 분열의 단초가 돼 오는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상당한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안 의원은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영남 독점 구도를 깨주는 데 앞장서야만 야권이 연합연대해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안 의원은) 민주당의 구도를 깨려고 호남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호남에서 독자세력화에 시동을 건 안 의원에게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이 이 같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 것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면 끝'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의원측이 실행위원을 발표하자 마자 이들에 대해 '민주당에 기웃거리는 인사들'이라고 평가절하하며 김빼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안 의원측이 이번 실행위원을 발표한 시점을 두고도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민주당 한 실무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안 의원측 실행위원 명단 공개는 김 대표의 전국 순회투쟁 호남 방문일정과 겹쳤다"며 "야심차게 준비한 전국 순회투쟁이 안 의원측의 지역 인재영입 발표로 시선이 분산된 측면이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측은 여러가지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내일'의 한 기획위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민주당의 입장에서야 여러 불만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일이 대응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기획위원은 박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도 "지난 대선에서 안 의원이 결국 양보를 했는데도 정권교체에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박 의원의 시각은 국민의 시각이 아니라 정치인의 시각으로 현재 국민들의 지지도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비판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세력화는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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