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孫 구원등판론'에 고심…孫측 "공은 당에"
- 김현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귀국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 '손학규 구원등판론'이 본격 거론되고 있는 흐름이다.
그간 민주당은 10월 재·보선이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 등 2곳에서 치러지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다.
당내에서 "김한길 대표에게 행복인지 고민인지 모르겠지만, 재보선이 2곳 밖에 안 된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나마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치러지는 경북 포항 남·울릉 지역과는 달리 수도권 지역인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의 경우,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일각에선 아이디어 차원으로 '손학규 차출론'이 거론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지난 29일 귀국한 손 고문이 재보선 출마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당과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 "저는 지금까지 당과 민주정치가 필요로 할 때 제 몸을 사리지 않고 던져 왔다"고 여운을 남기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손 고문의 이 같은 언급은 '당에서 적극 요청할 경우,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손 고문의 한 핵심 인사는 3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손 고문의 출마 가능성은 '51 대 49' 아니겠느냐. 현재로선 부정적인 기류가 51%이라는 것"이라며 "공은 당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화성갑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했지만, 공천은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공심위 부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새누리당이 어떻게 결정하느냐를 보고 나서 최종 결론을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손 고문의 '구원 등판론'을 두고 당내 기류는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선 후보가 가볍게 재·보선마다 나오는 것은 손 고문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달리 우원식 최고위원은 최근 "손 고문 본인이 힘들더라도 당을 위해 출마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당이 지금 어려운 국면이기 때문에 손 고문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손 고문의 구원등판론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일각에선 이번 손 고문의 등판과 관련해선 계파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일용 위원장이 당내에선 정세균계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손 고문이 구원등판하기 위해선 먼저 당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선지 "결국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당내에선 대체적이다. 안 의원도 "전략공천은 공심위 소관이기보단 최고위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손 고문이 이날 귀국인사를 겸해 김 대표와 전화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향후 회동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서청원 낙점설'이 보도되면서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날자 신문에서 "청와대가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서 전 대표를 공천하라는 뜻을 새누리당 지도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내에선 '서 전 대표의 공천이 강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 만일 이번 사태로 인해 서 전 대표가 아닌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공천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손 고문측은 "서 전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화성갑에 공천된다면 손 고문이 나서야 될 상황이 안 되는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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