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10월 재보선 포기…연내 독자세력화 물건너가나
- 박상휘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5일 10월 국회의원 재보선의 선거구 규모가 2~3곳에 그칠 경우 선거전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안 의원의 향후 독자세력화 행보에 경고등이 켜지게 됐다.
안 의원은 이날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약에 (10월 재보선 선거구가) 두 세곳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두 군데라도 (10월 재보선에 참여)하면 전력을 다해서 선거운동을 뛰어야 한다"며 "그러나 과연 지금 정치적인 의미가 극도로 축소된 상황에서 그 정도로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재보선 불참의사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측은 당초 10월 재보선을 독자세력화의 교두보로 삼아 신당 창당의 기틀을 마련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에 도전하는 제3세력의 모습을 갖춘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날 재보선 불참 선언으로 이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안 의원측은 10월 재보선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 왔던 지역 민심 다지기와 인재영입 전략도 내년 지방선거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안 의원의 이날 10월 재보선 불참 의사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듯하다.
우선 현재 10월 재보선 선거구로 확정된 곳은 경기 화성갑과 포항 남·울릉 두 곳 뿐으로 현재로서는 재보선 선거구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안 의원측이 바라던 세 몰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안 의원측은 이 두 곳 모두 승산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후보를 내더라도 세력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포항 남·울릉의 경우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고, 경기 화성갑 역시 최근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을 만큼 여당세가 우세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경기 화성갑은 승산이 있는 수도권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이 한 곳만을 바라보고 전력을 다하기에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반면 이번 재보선 예상 선거구에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안 의원측은 지난 두 달간 인재영입에 공을 들여 왔으나 큰 성과를 얻고 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안 의원측은 인재영입에 대한 뚜렷한 성과나 발표가 없는 상황으로 지난달에는 오히려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을 맡아 온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이사장직을 사퇴하며 내부인사도 지키지 못했다.
아울러 영입한 인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언제까지 (인재영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내년 6월 만을 위할 생각은 없다"며 "10월에 재보선 있다. 이번 10월 재보선 선거구가 굉장히 줄어들 것 같은데 그럼 내년 7월에는 많은 곳에서 재보선이 열릴 것이고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선도 고려하고 있음을 이미 드러낸 바 있다.
안 의원 본인이 말했듯이 정치적 의미가 크게 없는 선거에서 인재를 소진하고 나면 내년 지방선거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7월 재보선에 정작 힘을 실을 수 없다는 점도 이번 10월 재보선 불참 선언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10월 재보선 불참선언으로 안 의원이 지난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된 의미마저 퇴색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대선 이후 안 의원의 빠른 정치권 복귀를 두고 연내에 독자세력화에 성공해 신당 창당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이날 10월 재보선 불참 선언으로 안 의원은 향후 정치세력화에 대한 계획을 기초부터 다시 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내년 지방선거가 정치세력화 성공의 가장 중요한 판가름이 될 것으로 볼 때 창당 등 조직 기틀 마련을 시급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재보선이 매우 작게 치러지는 것은 분명히 안 의원측에게는 악재"라고 말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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