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형통' 이상득, 수감 생활 마치고 9일 출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지난 정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1년 2개월의 구치소 수감 생활을 마치고 9일 만기 출소한다.
지난해 7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억대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 의원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 이 의원은 9일자로 항소심 형기를 모두 채우게 됨에 따라 구치소에서 풀려나게 됐다.
이 의원의 출소를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지난 정부의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 이 의원의 정치인생이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모든 일은 형님을 통하면 된다는 뜻의 만사형통(萬事兄通)과 지역구 이름을 딴 '영일대군' 등 그를 둘러싼 별칭이 말해주듯 이 의원은 지난 정부 내내 '권력 사유화'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이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는 당내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 등이 '권력 사유화' 등을 비판하며 불출마를 요구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18대 총선 출마를 강행해 당선 됐다.
본인에 대한 권력 사유화 논란이 커지자 지난 2009년 8월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고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등을 방문해 자원외교에 나서며 정치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권력의 덫에 걸려 구치소 신세를 졌다.
코오롱 사장 출신인 이 전 의원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정당 후보로 경북 포항남·울릉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6선에 성공했다. 국회 운영위원장, 당 정책위의장, 당 사무총장, 당 최고위원, 국회 부의장 등 당 안팎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의원의 출소로 오는 10월 경북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도 새삼 주목 받고 있다. 김형태 전 무소속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확정된 이 지역은 18대 국회까지 이 의원의 24년 텃밭이다.
일각에선 이 전 의원이 이 지역에서 6선을 지낸 만큼 재선거 공천 과정 등에서 물밑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의원은 올해 78세로 고령인데다 수감 생활로 건강도 많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이유도 없고, 그럴 여건도 안된다"며 "수감 생활로 안과 질환과 폐 건강이 많이 나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 출소 이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조용히 요양하며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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