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與에 불만 폭발…"친정을 이렇게 홀대하나"

TK 의원들 지역 사업 '역차별' 두고 당 지도부에 집중포화…지도부 '진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오전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열린 대구·경북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3.8.28/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새누리당 대구·경북지역(TK) 의원들은 28일 대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TK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연거푸 쏟아내며 당 지도부를 몰아부쳤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대구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구경북은 정통 집권 정당인 새누리당의 힘의 원천이자 강한 심장이요, 흔들림 없는 토대이자 대들보"라며 TK를 치켜세웠으나 성난 지역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이 "며칠 간 대구 날씨가 선선해졌는데 지도부가 더 더울 때 와서 뜨거운 맛을 보셨어야 한다"며 "오늘 작심하고 말을 하려 했더니 미리 눈치채고 TK를 찬사하는 것이냐"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주 의원은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에게 지난 대선에서 투표율 80%, 득표율 80%를 보낸 지역이고, 역사적으로도 애국 보수의 본부"라며 "대구경북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해 징징거리거나 앓는 소리를 안하는데 이곳에서 불만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는 건 이미 썩어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고 했다.

경북도당위원장인 이철우 의원 또한 "새누리당 종갓집 맏며느리를 자처한 TK 지역 주민들이 이젠 '지쳐서 포기하면 안되냐'는 말을 한다"며 "참을만큼 참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도부가 TK에 올 때 뭔가 선물을 들고 왔으리라 생각한다"며 "오늘 그 선물이 선물로 보이지 않는다면 행패를 부릴 각오"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는 시·도정 현황 보고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 지방공약 이행과 지역 SOC 사업을 위한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TK에 대한 새누리당의 애정은 각별하다. 애정만으로 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점잖고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는 TK의 높은 주민 의식에만 더이상 새누리당이 의지할 게 아니라는 책임감을 당 대표로서 막중히 느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다음 일정을 위해 회의를 마치려 했으나 TK 의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앞다퉈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지도부를 놔주지 않았다.

조원진 의원은 "청와대 수석들 중 TK 출신은 한명도 없고, 장관들 중에선 30년 전에 고향을 떠난 사람 한명 뿐이다. 인사 역차별이 맞다"며 "당직자에 TK가 하나도 없는데 당에서조차 TK를 역차별하면 안된다. 정말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공약 가계부에 대해 주민들은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면 '공약 쓰레기통'으로 가는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며 "정권은 의지가 없어보이니 재원을 점검해 지금부터 장기 계획을 만들어 지방선거 전에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상기 의원은 "의원들의 불만에 최고위원들이 놀라는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남의 일처럼 얘기하신다"며 "지역 민심을 간과하다가는 최고위원님들도 모두 (선거에서) 떨어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아셔야한다"고까지 했다.

이밖에도 의원들은 "이(여기)까지 와서 밥 한끼 안 들고 가시다니 섭섭하다"(유승민), "시간 촉박하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기차를 놓쳐서라도 민심을 들어 애정을 입증하라"(서상기) 등 압박이 쏟아졌다.

이같은 TK 의원들의 '집중 포화'에 회의 시간은 예정보다 훌쩍 길어져 이후 현장 방문 일정이 축소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접수한 민원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새누리당의 애정이 각별한 만큼 지역 사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와 의견을 잘 따져보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장내를 수습했다.

황 대표는 "친정에 온 줄 알았더니 이제까지의 현장 최고위 중 가장 고되다. 부족하면 다시라도 찾아오겠다"며 회의를 마쳤다.

황 대표는 현장 최고위가 끝난 후에는 김천 혁신도시로 이동, 한국전력공사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공사 현황을 점검한 뒤 귀경했다.

이날 대구 지역 의원들은 '박근혜 의원을 배출한 TK에 대한 역차별을 더이상 못참는다'며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