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장관 내정자들 의혹은 무엇(1)
현오석, 아파트 특혜분양·증여세 탈루 의혹
김병관, 증여세 미납 등 의혹만 10여가지
황교안, 17개월간 16억 보수로 전관예우 논란
김종훈, 이중국적 논란과 CIA 관계 해명해야 할 듯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의 17개 부처 초대 장관 내정자들의 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진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증여세 포탈과 병역 특혜,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 이같은 의혹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어떻게 검증될지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당이 이번 청문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협상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격적으로 장관 내정자를 지명한 것은 야당과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내정자 1~2명은 반드시 낙마시킨다는 각오로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17개 부처 장관 내정자 가운데서도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아파트 특혜 분양·증여세 탈루 의혹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
우선 현오석 내정자는 고가의 주상복합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을 받고 있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현 내정자의 부인은 지난 2001년 경기 성남시 파크뷰 아파트(234.7㎡ ·71평형)를 분양 받았다. 문제는 현 내정자 부인이 당시 당첨자가 아니었음에도 당첨자 계약기간에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것이다.
당첨자 추첨일은 3월 19일이고 당첨자 계약일은 3월 22일인데 예비당첨자인 현 내정자의 부인은 이 아파트를 3월 21일 계약했다는 것으로 분양대행사가 분양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아파트는 당시 분양가가 6억 원대로 알려졌으며 평균 수십대 일의 청약경쟁률과 거액의 분양권 프리미엄도 붙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 내정자측은 "당시 파크뷰 아파트 분양은 26층 이상의 이른바 로얄층만 공개청약과 추첨에 의해 당첨자를 결정하고, 25층 이하는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분양하도록 돼 있었다"며 "현 내정자는 당초 공개청약 물량인 26층 이상의 아파트를 분양 신청했으나 당첨되지 않아 선착순 미분양 물량인 6층 아파트를 이틀 뒤인 3월 21일에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현 내정자는 딸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면서 세금을 덜 냈다는 증여세 탈루 의혹도 받고 있다.
현 내정자는 지난 2005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40㎡(약 42평형)의 아파트를 딸(34)에게 증여했다. 현 내정자는 증여 이틀 전 신한은행을 통해 3억3600만원의 담보 대출을 받았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 내정자가 세금을 덜 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현 내정자가 자녀에게 증여한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12억 원 안팎이었다. 약 2억8000여만 원의 증여세를 내야하지만 대출금이 있을 경우 약 1억7000여만 원의 증여세만 내면 된다. 1억 원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수법을 당시 전형적인 탈세수법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오석 내정자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뱅크런이 일어날 당시 솔로몬저축은행 등에 예금했던 2억 원을 영업정지되기 전 인출한 것이 쟁점화 되고 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뱅크런을 막고 저축은행 예금자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자기 돈 2000만원을 예금하는 등 고위 경제 관료가 동분서주 할 때 한국개발연구원장인 현 내정자는 오히려 돈을 빼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민주통합당의 지적이다.
민주당은 현 내정자를 두고 "'뱅크런오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 내정자의 경제관도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책에 있어서 성장을 매우 중시하는 전형적인 시장주의적 경향이 강하다는 평이어서 민주당 측의 집중적 공세가 예상된다.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나 복지 확대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질지 우려스럽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따라서 현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개인사와 경제관을 놓고 야당의원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의혹만 10여 가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김병관 내정자는 장관 내정자로 지명되자마자 증여세 미납 논란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그는 1986년 경북 예천군 용문면의 임야 2필지를 아내와 장남 명의로 매입했는데 매입 당시 김 내정자의 장남 나이는 8살에 불과했다. 김 내정자는 2006년 재산공개 당시 이 땅의 소유권이 모두 아내에게 있고 장남 소유의 부동산은 없다고 신고했으며 이에 대해 편법 증여와 허위 신고 의혹이 일자 내정된 직후 증여세를 부랴부랴 납부했다.
김 내정자는 배우자가 두 아들에게 노량진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증여 20일 전 은행에서 1억 2000만원을 빌려 증여액을 낮추는 방법으로 2400만원의 증여세를 내지 않은 의혹도 받고 있다.
전역 이후 한 무기중개업체의 고문으로 활동했던 이력도 문제가 되고 있다. 2008년 군복을 벗은 김 내정자는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기중개업체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일하면서 수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또 이 업체의 대표가 1993년 이른바 '율곡사업 비리사건'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어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비리를 저지른 업체에서 일했던 이력이 적절했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내정자가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부실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 내정자가 코스닥 상장사인 동양시멘트 사외이사를 맡으며 이사회에 거의 참석하지 않은데다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른바 '거수기' 노릇을 하며 보수만 받았다는 지적이다.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근무 당시 주한미군 유지보수 공사를 동양시멘트가 수주했던 배경도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사단장 시절 부하 장교 비리에 대한 처벌 경감, 종교 활동 강요 의혹, 대장 예편 후 건강식품 홍보, 부대 위문금 개인통장 관리 의혹 등이 있다.
가족에 대한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데 김 내정자 부인의 리튬전지 군납업체인 비츠로셀 주식 1000주 보유,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차남의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 특혜채용 의혹, 장남의 군용 프로그램 납품 업체 근무 전력, 장남이 근무한 회사 2곳에서 국방부 대형 사업을 수주한 배경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 내정자는 야당을 중심으로 자진사퇴가 제기되고 있으며 청문회가 진행된다면 가장 혹독한 청문회가 예상된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17개월 동안 16억 원의 보수…전관예우 논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 내정자는 2011년 부산고검장을 퇴임한 뒤 같은 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17개월간 근무하면서 수십억 원 고액 연봉을 받아 논란에 휩싸였다.
인사청문요청서 등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이 기간 동안 16억여 원의 보수를 받았다. 월 평균 1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어서 전관예우 논란이 예상된다.
황 내정자의 병역 문제도 여전히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 내정자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77년에서 1979년 사이 재학생 신분을 이유로 징병검사를 연기했다가 1980년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인 만성 담마진을 사유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고 병역이 면제됐다. 담마진(蕁麻疹)이란 쉽게 말해 두드러기다.
황 내정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도 받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2008년 연말정산에서 배우자에 대한 부양가족 기본공제신청을 했는 데, 같은 시기 모 대학에 재직 중이던 배우자도 자신 몫의 기본공제를 신청해 이중으로 공제를 받았다.
황 내정자의 장남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황 내정자 장남은 2011년 7월 군에서 전역한 후 KT에서 연봉 3500만원(2012년 기준)을 받으며 근무를 시작했고 지난해 8월30일 76.3㎡ 규모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0차아파트를 3억원에 전세 계약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증여세 납부나 채무 관계가 인사청문요청안에 나와 있지 않아 증여 의혹이 불거졌다. 증여세법에 따르면 직계존비속간 증여는 성인의 경우 3000만원 이내만 공제된다.
만약 황 내정자가 증여를 했다면 2억7000만원에 대한 증여세 납부기록이 있어야 한다.
이밖에도 황 내정자는 배우자가 1999년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을 놓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기독교 편향 종교관과 병역 면제, 안기부 X파일 떡값검사 봐주기 수사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중국적 논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김 내정자는 벨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된 지난 2005년 CIA가 설립한 '인큐텔'이라는 IT업체 창립에 관여했다. 이 회사는 CIA로부터 매년 3700만 달러가량을 지원받아 운영됐는데 김 내정자는 2005년까지 이 회사에서 이사로 근무했다.
김 내정자에게 벤처 신화를 안긴 유리시스템즈에는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이 이사로 참여했다. 이같이 미국과 CIA를 위해 일해 온 김 내정자가 기업의 신기술을 다뤄 보안·기밀이 필요한 미래창조과학부를 책임지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09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문위원에 참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 9월 9일 당시 리언 파네타 CIA 국장(현 국방부장관)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CIA 자문위원회 위원들과 회동한 사실을 밝혔는데 여기에 김 내정자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CIA 자문위원회 명단에는 김 내정자를 비롯해 메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아놀드 칸터 전 국무차관, 부시 정부에서 이라크전쟁을 지휘했던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 미국의 대표적 군수업체인 CSC의 해롤드 스미스 부사장, CIA 법무 자문을 했던 제프리 스미스, 부시대통령의 국토안보보좌관 프랜 타운센드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김종훈 내정자는 1999년 CIA가 설립한 인큐텔 이사로 재직한 것에서부터 2009년 CIA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미국 CIA와 관련된 일을 해온 인물"이라며 "미국에 대한 깊은 애국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했을 시 한미 간 국익에 관한 충돌이 생길 경우 어떤 입장을 취할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테마주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김 내정자의 손위 처남이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는 지난 12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했다. 김 내정자가 지명된 이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장관 지명 사실을 사전에 알고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 내정자의 이중국적 문제도 논란인데 김 내정자는 지난 8일 국적회복 신청을 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3일전에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국적회복 신청 당시 미국 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 내 절차가 진행되는 데만 3~5개월이 걸리고 김 내정자의 가족들은 국적회복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적절성 시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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