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北 제약회사들, 러시아 시장 진출…보건 협력 본격화
러 진출 北 업체, 군수계약 업체와 연관 있어 국제사회 제재 대상
북·러, 지난 4일 의료 협력 확대 위한 협정 체결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제약회사들이 러시아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러 간 보건 협력이 공식화되는 가운데 제재 우회 및 군수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13일 제기된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여러 북한 제약사가 러시아 내 브랜드 등록을 진행하며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목되는 곳은 부강 제약 회사로, 이 회사는 '가짜 의약품' 제조 논란과 북한 군수계약 업체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유엔·미국·유럽연합(EU)의 제재를 동시에 받는 기업이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이날 러시아 특허 문서를 분석한 결과, 부강 제약이 러시아에서 자사 브랜드를 공식 등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부강 제약은 지난 2월 '로열 블러드-프레쉬'(Royal Blood-Fresh)라는 이름의 항혈전 보충제 제품을 러시아에 등록했다. 이 제품은 고려항공 항공편에서 제공되는 기내 건강 보충제로도 알려져 있다.
부강 제약은 '금당-2' 주사약 생산 업체로도 유명하다. 북한은 금당-2를 메르스(MERS)·사스(SARS)·에이즈(AIDS)까지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회사 외에도, 모스크바 타임스는 북한의 목송 무역 회사가 러시아에서 진통제·소독제·항생제를 수출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 농수산물 중심이던 북·러 교역 품목이 의약·보건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움직임은 지난 4일 양국 보건장관 회담 이후 본격화한 보건 협력 확대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국은 의료 협력 확대를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의약품 공동 생산에 합의했다. 평양을 방문한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평양종합병원이 정식 개원하기 전 이곳을 사전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제재 대상 기업들이 포함된 만큼, 관련 거래가 제재 회피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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