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도 전자결제 확대…스마트폰 인출 ATM도 보급
시장 경제 확산에…추적 용이 전자결제로 '통제' 강화 목적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에서도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전자 결제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파악된다. 카드나 통장 없이 스마트폰으로도 인출이 가능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등장하며 핀테크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에서 스마트폰 보급과 시장 관행이 새로운 무현금 거래 방식을 창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활용되는 QR코드 전자 결제 방식이다.
북한 스마트폰 앱 중 QR 코드 기반 전자결제 관련 앱은 앞날지갑, 삼흥전자지갑, 만물상 전자 지불 프로그램, 강성, 나래 등 12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흥, 앞날, 연풍은 대표적인 북한 IT기업으로, 이들이 은행용 앱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스템까지 운영한다는 점이 흥미 포인트라고 38노스는 짚었다.
삼흥 앱은 전자결제를 통한 택시·버스·지하철 등 교통비 결제, 곡물 쿠폰 구매, 스포츠 복권 구매, 전화 및 전기 요금 납부, 식당 좌석 예약 및 투어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쟁 앱인 만물상 역시 삼흥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중앙TV에는 2020년 말부터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장면이 종종 등장해 왔다. 스마트폰 전자결제 앱 외에도 주목할 만한 점은 평양 곳곳에 새로운 ATM들이 설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38노스 내에서 북한 기술 정보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NK 테크 랩에 따르면 '화원전자은행' ATM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사용자 간 현금 입금, 출금, 이체, 환전이 가능하다.
화원전자은행 ATM은 외화 거래도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자가 100달러 지폐를 가지고 있지만 전액을 북한 원화로 환전하고 싶지 않은 경우, 일부만 환전하고 거스름돈을 미국 달러로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이 ATM은 평양 내 백화점, 호텔, 시장 등 최소 15곳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북한에서 전자결제가 확대하는 데는 스마트폰 보급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의 경제에 대한 통제력 강화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금 유통은 추적하기 힘들지만, 전자결제는 추적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전자결제 이용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8노스는 "최근 몇 년간 비공식 시장의 증가로 인해 일부 분야에 대한 국가 통제가 약화했고, 개인들은 국가 경제의 변두리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며 "전자 결제 촉진의 핵심 요소는 이러한 자금을 규제된 경제로 다시 유입시켜 현금, 특히 외화를 국가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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