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인프라 다지는 북한…3D로 미리 보는 새 삼지연 국제공항

조선중앙TV 보도…철도역과 연결되는 공항 건물 신설 리모델링
"갈마지구와 함께 동시다발적 관광 개발로 관광객 유치 의지"

지난 18일 조선중앙TV 보도에는 선전음악단이 '삼지연국제비행장'을 묘사한 3D 렌더링 디스플레이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백두산 관광의 '관문' 역할을 할 삼지연공항을 국제공항에 걸맞은 수준으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내년에 관광지 개방의 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이 각지의 관광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뉴스1이 확인한 조선중앙TV 보도(18일 자)에는 삼지연시에서 활동하는 선전음악단이 '삼지연 국제비행장'을 묘사한 3D 렌더링 디스플레이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활주로 재포장 및 계류장 추가…공항 기능 '업그레이드'

3D 렌더링 디스플레이에는 3개의 플랫폼이 있는 철도역과 연결되는 국제공항 터미널 건물이 나와 있다. 공개된 이미지에 비춰봤을 때, 기존 3.3㎞ 길이의 공항 활주로가 재포장되거나 비행장에서 승객의 승강, 화물의 하역, 항공기의 급유나 정비·점검 등을 하는 장소인 계류장(에이프런)이 추가되는 등 공항 기능의 '업그레이드'가 예정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글로벌 위성기업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삼지연공항 확장 공사가 지난 5월부터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두산 관광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지연공항은, 백두산과 32㎞ 정도 떨어져 있다. 다만 활주로가 1개에다 폭이 좁고 길이가 짧아 대형기 이·착륙이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관광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지연공항은 북한 공군의 제8항공사단 예하 27연대의 작전기지로 사용되며 북한 동북부와 동해안 지역의 방공 임무도 일부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집권 후 관광사업 개발이 활성화되며 지난 2014년부터 평양 순안국제공항과 삼지연공항을 오가는 국내선이 운영 중이다.

2013~2018년까지는 중국 옌지공항에서 삼지연공항으로 전세기 관광객들을 위한 직항편이 산발적으로 운행됐다.

지난 18일 조선중앙TV 방송 화면 갈무리. 선전음악단원이 발언하는 모습 뒤로 '삼지연 국제비행장 복합형 역사 배치 계획안과 조감도'가 보인다.(조선중앙TV 갈무리).
"원산 갈마지구와 동시다발적 개발로 관광객 유치 의지"

삼지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변모시키려는 계획은 관광업 개발을 확대하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올해 '10년 숙원사업'이었던 강원도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장했다. 이곳은 북한에선 가장 크고 현대화된 해안 리조트다.

북한의 관광지는 과거 금강산 및 개성 관광처럼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주요 거점이 될 가능성도 크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남북관계가 냉각되며 백두산 관광은 무산됐다.

남북 대화가 활발했던 문재인 정부 때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백두산 관광 미리 보기'가 가능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 정상회담 때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삼지연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 김 총비서와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남쪽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른 시일 내 남한 관광객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지만, 북중 국경에 인접하고 러시아 극동 지역과도 가까운 삼지연공항 확장은 북한 관광업에 있어 상당히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은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하면서 다른 관광 자원들도 국제적 수준으로 적극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동시다발적으로 관광단지를 조성해서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겠다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