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연출" 北 갈마지구 혹평에도…러 관광객은 "재방문할 것" 만족

"끼니마다 10가지 요리…깨끗한 리조트에 친절한 직원들"
"가이드 초반에만 동행하다 리조트 자유롭게 돌아다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연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하고 나선 가운데 이곳을 방문한 첫 러시아 관광객의 '후기'가 나왔다. '연출 관광'이라는 지적과는 달리 재방문 의사를 드러낼 정도로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최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 11~13일 갈마지구를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 니나 스비리다의 인터뷰를 전했다. 스비리다는 7일부터 총 8일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으며 1200달러(약 167만 원) 상당의 패키지 관광 상품을 이용했다.

지난해 북한의 마식령 스키 리조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소개한 스비리다는 당시와 비교할 때 갈마지구 리조트가 훨씬 더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1일 개장한 갈마지구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건설하고, 영화관, 공연장 등 문화 시설도 갖춘 곳으로 개발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관광객을 수용해 관광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스비리다는 "끼니마다 10가지 요리와 차, 맥주가 나왔다"며 "러시아에서는 먹어 본 적도 없는 생선회도 접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러시아 관광객 파블라 감발도 러시아 매체 퍼스트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음식이 정말 맛있었고, 배불리 먹었다"고 말했다.

리조트 시설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스비리다는 "(리조트는) 정말 멋졌고, 새롭고, 깨끗했다"며 "직원들의 태도도 친절하고 세심했다"고 언급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은 주민들을 조명하며 이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이들은 "최상의 문명을 맛보았다"며 "우리의 생활에 더 좋은 내일이 어떻게 다가서고 있는지를 온몸으로 체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자유롭게 다니라지만…특정 지점부터는 北 관계자 "더는 안 된다" 저지

북한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통제당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도 가이드의 허락을 받아야 촬영이 가능하다. 북한은 지난 2월 서방 관광객이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를 다녀간 뒤 "화장실 사용도 가이드 허락이 필요하다"는 등 부정적인 후기가 잇따르자, 관광을 전격 중단하기도 했다.

스비리다는 이러한 평가와는 다르게 가이드가 초반에만 동행하다가, 나중에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비리다는 "해변을 따라 산책하던 중 어느 지점에 도달하자 북한 남성이 '더는 안 된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따라 북한에 출장 다녀온 러시아 기자는 '조선노동당원들이 해변에서 관광객인 척 연기하는 것 같았다'며 회의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14일 자사 기자의 체험기를 소개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전까지 해변은 텅 비어 있었다.

스비리다는 "일요일(13일)에는 해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저녁 6시에도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원들이 관광객인 척했다 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관광객들은 해변뿐만 아니라 리조트 내에서도 다양한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100분짜리 전신 마사지는 30달러(약 4만1000원), 50분짜리 얼굴 마사지는 7달러(약 9700원)로 책정됐고, 현금이 미리 충전된 전자 팔찌를 통해 리조트 내 편의 시설이나 쇼핑센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게 스비리다의 설명이다.

스비리다는 "우리는 블라디보스토크~갈마 직항편이 생기면 세 번째 북한 방문을 할 것"이라며 "(함께 여행한) 다른 러시아인들도 똑같이 말했다"고 북한 관광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북한은 돌연 갈마지구의 외국인 관광객 수용을 중단한 상태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선관광은 지난 18일 "외국인 관광객을 잠정적으로 받지 않고 있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를 두고 지난 2주여일 동안 운영하며 보완할 점이 발견됐거나, 생각보다 수요가 저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나 여행 콘텐츠 제작자 등이 관광에 나설 경우 북한 실상이 국제적으로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