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늄창', '가렬처절'…판이하게 다른 단어들
- 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늄창 생산의 첫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형재직장에서는 공정별 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하나하나 모가 나게 집행하고 있다."
북한의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17일 보도한 기사에서 언급된 '늄창'은 우리말에는 없는 단어다.
북한의 '조선말 대사전'에 따르면 늄창은 '틀이 알루미니움(늄)으로 된 창문'을 뜻한다. 뜻을 알고 나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단어다. 또 얼핏 단어를 줄여 쓰는 '신조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같은 한글을 쓰기 때문에 비슷한 말이라고 생각되는 북한말과 우리말에도 이처럼 서로 '딴 판'인 단어들이 있다. '부침땅'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북한은 농경지를 '부침땅'으로 부른다. '논밭을 갈아서 농사를 짓는 일'이라는 뜻의 부침은 국어사전에도 있는 말이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말이다.
봄철 농번기에 들어선 북한 매체에서 '부침땅'은 자주 눈에 띄는 단어다 지난 13일 노동신문에도 "(전략)…이들은 토지정리를 질적으로 하여야 부침땅을 늘이고 농촌경리의 종합적 기계화를 실현하며…(후략)"라는 대목이 등장했다.
형용사에도 우리는 쓰지 않는 단어가 있다. 지난 14일 자 노동신문에는 "가렬처절했던 조국해방전쟁의 나날에…(후략)"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가렬처절하다'는 '싸움이 몹시 세차고 말할 수 없이 처절하다'라는 뜻으로 조선말 대사전에 등재돼 있다. 우리식에 맞게 정확하게 표기하면 '가열처절하다'인데, 정확한 뜻을 몰라도 어떤 뜻으로 쓰일지 짐작할 수 있는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 늄창
[명사] 틀이 알루미니움(늄)으로 된 창문.
■ 부침땅
[명사] 농작물을 심어가꾸는 땅.
■ 가렬처절
[형용사] (싸움이) 몹시 세차고 말할수 없이 치렬(열)하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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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