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총선 압승한 푸틴 친위세력…북러 군사협력 제도화 힘 싣는다
우크라전 참전 용사 46명 의회 입성…41명은 집권당 소속
"北 파병 반대급부 입법·예산으로 구체화 땐 군사동맹 제도적 토대"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위 세력인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최근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북러 군사협력이 의회의 입법·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한층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30일 나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용사들이 대거 국가두마(하원)에 입성하면서 북한군 파병과 군사기술 협력 등 양국의 군사적 밀착을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두진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이 발간한 '국가두마 선거 이후 러시아의 대외정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8~20일 치러진 제9대 국가두마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은 전체 450석 가운데 349석(77.6%)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서 209석, 정당명부 비례대표에서 140석을 얻어 2001년 창당 이후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두 연구위원은 통합러시아당의 압승으로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기존 대외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고 봤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직접 충돌은 관리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끝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협상이 결렬되거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북러 군사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인사들의 대거 정계 진출이다. '특별군사작전' 참전 경험이 있는 인사 46명이 국가두마에 입성했으며, 이는 전체 의원의 10%를 웃도는 규모다. 이 가운데 41명이 통합러시아당 소속이다.
크렘린궁과 통합러시아당은 선거 과정에서 참전 용사들을 국가에 공헌한 '새로운 엘리트'로 부각했다. 두 연구위원은 군과 연방보안국(FSB) 등 이른바 '실로비키' 출신 인사들을 정치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집권당의 압승을 뒷받침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의회 진출은 향후 북러 군사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참전 용사 출신 의원들이 국방·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등에 배치되면 나토에 대한 강경 노선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북러 군사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과 예산 심의에도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연구위원은 북한이 2024년 10월 전투병력을 러시아에 처음 파병한 이후 러시아 측이 북한 병력을 활용하고 있으며, 장기전과 병력 동원의 한계에 직면한 러시아로서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지속할 유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역시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과 경제적 보상, 러시아와의 군사기술 협력 등의 실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두 연구위원은 "북한 참전 군인에 대한 예우와 파병의 반대급부가 입법과 예산으로 구체화된다면, 국가두마는 양국 군사동맹의 결속에 제도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동안 북러 군사협력이 정상 간 합의와 군 당국 간 협력을 중심으로 확대됐다면 앞으로는 양국 정당과 의회 간 교류까지 더해져 이를 장기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두 연구위원은 북한 노동당 제9기 지도부와 통합러시아당 간 정당 교류, 북한 최고인민회의와 제9대 국가두마 간 의회 교류가 향후 양국 군사협력을 떠받치는 두 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교류가 파병과 군사기술 협력의 정치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제도화 단계로 나아간다면, 북러 관계는 일시적 이해관계를 넘어 전략적 동맹으로 진화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선거를 푸틴 정권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자유로운 민의의 확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 등은 반전 성향 야블로코당의 정당명부 참여가 차단되는 등 실질적인 야권의 선거 참여가 크게 제한됐다고 전했다.
두 연구위원은 북러 군사동맹의 결속이 강화될수록 한반도 안보 부담이 커지고 한러 관계 개선의 공간도 좁아질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러 군사협력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면서 한미 공조와 대러 소통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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