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후계 길 터주는 김여정…"北 인민들, 여성 권위자에 익숙해져"
38노스 "김여정 권력 행사, 여성 백두혈통 권위 제고 효과"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당 총무부장이 딸 주애의 '후계 경쟁자'가 아니라 여성인 주애에 대한 '인민'의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는 인물로 오히려 여성 최고지도자로서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28일 나왔다. 가부장적 성향이 짙은 북한 사회에서 주민과 엘리트들이 '여성 백두혈통'의 권위자에 익숙해지면서 향후 주애가 최고지도자가 될 경우 마주할 정치·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최근 '딸보다 먼저인 여동생: 김여정과 김주애를 위한 여성 백두 권위의 정상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김여정 부장은 당의 살림을 챙기는 '총무부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지만, 사실 북한의 대외사안을 총괄하는 역할을 오랜 기간 맡아오는 등 김 총비서로부터 각종 권한을 위임받아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최측근이자 최고 실세인 인물이다.
38노스는 김 부장의 막강한 권력이 장기간 주민들에게 노출되면서 형성됐을 효과에 주목했다. 북한은 명시적으로 백두혈통의 후계에서 여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최고지도자에 여성이 오르거나, 여성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적은 없다.
하지만 김 부장은 지난 2020년 전단(삐라) 문제를 계기로 대외 사안에 대한 담화를 발표한 뒤 현재까지 미국과 한국을 겨냥한 고강도 담화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북한 주민과 엘리트층은 '백두혈통'의 여성 권력자가 대내외적으로 주요 대외정책을 설명하고 위협 메시지를 발신하는 모습을 수년간 반복적으로 접한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부장과 주애는 후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4년 8월에 열린 신형 전술탄도미사일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서는 김 부장이 깍듯한 모습으로 주애를 자리로 안내했고, 올해 2월 김 총비서가 당·군 간부들에게 소총을 수여하는 행사에서는 주애가 직접 간부들에게 총기를 전달하며 후계자로서의 입지가 계속 강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8노스는 김 부장과 주애의 관계가 "김 부장이 오늘날의 백두혈통 여성 지도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면 주애는 다음 세대의 여성 백두혈통 지도자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구조라고 짚었다.
다만 이는 주애가 북한의 후계자로 확정됐거나 김 부장의 등장이 처음부터 주애의 후계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38노스는 분석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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