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北 노동자 10만 명…'1조 원' 불법 외화벌이
北 주요 기관 주도로 해외 파견…수익은 본국 송금·군수물자 조달
중국·러시아에 집중된 北 노동자…'밀착'의 증거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북한이 지난해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를 해외에 파견해 최대 1조 원이 넘는 불법 수익을 창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중 상당수는 중국과 러시아로 파견되며 북한과 밀착하는 두 나라가 대북제재를 위반해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발표한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 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최소 17개국에서 약 3만 5600~10만 1280명의 북한 국적의 파견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자들이 창출한 수익은 약 4억 5000만~8억 달러(6000억~1조 7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MSMT는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지난 2024년 해체되면서 그 기능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11개국(한국·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호주·뉴질랜드·캐나다)이 공동으로 창설한 연합체다.
북한은 대외경제성, 정찰정보총국, 39호실 등 해외사업 및 통치자금 조달에 관여해 온 주요 기관의 주도로 노동자들을 해외로 파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은 주로 건설, 단순 가공, 정보통신(IT), 의료, 식당 등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상당수의 수익은 중국과 러시아 소재 북한 무역회사들의 군수물자 등 조달 활동에 사용된다. 일부는 유엔의 제재 대상 은행인 조선무역은행, 조선광선은행 등을 통해 북한으로 송금된다.
해외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중국과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만~7만 명에 가까운 북한 노동자가 현재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북한 노동자 1만 명이 중국에 신규 파견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은 주로 랴오닝성, 지린성 등 중국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집약적 업종과 IT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3년 사이 북한과 '동맹' 수준으로 밀착한 러시아에도 약 1만 5000~3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수가 급증했고, 북러 협력 강화 추세에 따라 향후 노동자 숫자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러시아 '알라부가 경제특구' 소재 드론 공장과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조선단지 등에 노동자를 파견 중이다. 노동자의 대다수는 '학업 비자'를 발급받고 편법 입국과 중개 기관의 체류 알선 방식을 통해 산업 현장에 파견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러시아는 전쟁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북한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 등 총 17개 나라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의료·건설·IT·제조업 등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2397호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 신규 노동자 고용이 금지되고, 자국 내 체류 중인 노동자를 북한으로 송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나라는 북한 노동자 고용을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MSMT 보고서가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불법 외화벌이 활동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북한 노동자 고용에 따른 유엔 대북제재 위반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발간됐다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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