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英 외교관계 격하…주영국대사→대리대사급으로

北,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제재한 영국에 반발
문명신 대사는 본국 귀환…주북 英 대사는 부임도 못 해

북한 평양의 독일과 영국, 스웨덴 대사관과 프랑스 연락사무소가 입주하고 있는 건물. 21.04.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이 영국과의 외교관계를 대리대사급으로 격하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4월 주영국대사에 임명된 문명신 대사는 지난 6월 이미 소환돼 다른 보직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영국이 지난 5월 북한의 청소년 교육 시설인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따른 반발 조치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과의 외교관계 급수를 대리대사급으로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며 "소환된 영국 주재 우리나라 대사는 다른 직무에 조동(보직 이동)되게 된다"라고 밝혔다.

외무성은 "지난 5월 영국 정부는 부당하고 무근거한 구실을 붙여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를 대(對)러시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정치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라고 외교관계 격하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리대사는 특명전권대사보다 낮은 직급이다. 북한이 외교 관계를 단절하거나 대사관을 폐쇄하지는 않지만 공관장의 급을 낮추는 것으로 양국 관계의 '급'을 조정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 6월 송도원야영소에 대한 제재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문 대사를 소환하고 북한과 영국의 관계를 대리대사급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예고한 조치를 행정적으로 모두 완료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지난 5월 1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강제 이주시킨 아이들을 송도원야영소로 데려와 '세뇌 교육'을 시켰다며 송도원야영소를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 4년간 러시아와 밀착을 이어 온 북한은 이를 북러 협력 관계와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해 왔다.

영국과 북한은 지난 2001년 공식 수교한 바 있다.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은 북한의 코로나19 국경 봉쇄로 공관 인력이 철수한 2020년 5월 이후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영국은 2024년 공관 상태를 점검할 기술·외교 인력의 방북을 추진했고, 지난해 9월 사이먼 우드를 새 주북대사로 임명했지만 그는 아직 평양에 부임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