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日의 '비핵화 3원칙 수정' 저격하는 北…핵보유 정당화에 활용

일본의 '핵 반입' 가능성 언급 집중 비난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 책임 외부로 돌리며 핵보유 명분 강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북한이 최근 일본에서 '비핵 3원칙'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일본이 사실상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유한 상태라며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체제 결속의 수단은 물론 자신들의 핵보유 정당화 논리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4일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해외 팽창과 재침에 환장한 신(新)군국주의 세력의 핵 보유 야망' 제하의 논평에서 "최근 일본에서 '비핵 3원칙'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는 "일본의 핵정책 개정은 곧 전범국의 핵무장화를 의미한다"며 "국제사회가 공인하다시피 일본의 '비핵 3원칙'의 수정은 논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안보정책의 기본 원칙이다. 다만 최근 수년 사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북핵의 고도화, 중동 전쟁,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로 안보 정세가 변화하면서 일본의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핵 3원칙을 포함한 핵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2일 벨기에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 후 "어떤 금기도 두지 않고 논의하지 않으면 이제 어느 나라도 혼자 안보를 확립할 수 없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한 문제'라는 인식을 보인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또한 지난달 초 국회 참의원(상원) 결산위원회에서 "모든 과제에 대해 확실히 논의의 장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을 제공받고 있으며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 및 보유는 불가능하다. 일본은 비핵 3원칙 중 '반입 금지' 조항을 개정해 미국 등의 전술핵 배치 등을 구상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불가역적 핵 보유 주장하는 北, 주변국 안보 강화를 '핵무장' 정당화에 활용

북한은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이 평화를 해치는 행위이며, 자신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대북 '적대 정책'을 고수하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이 북한의 체제 존속에 위협이 된다는 논리의 연장선에 있는 주장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2~3년 사이 핵무기의 수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핵무장을 반대하는 것이 결코 '평화적 논리'에 따른 것으로 보긴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한미일 3국의 위협적 행위에 대한 반작용이 자신들의 핵무장이라는 방어적 논리의 주장을 제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한미일의 위협'을 명분으로 자신들의 핵무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하고, 올해는 핵보유국으로서의 권리 등을 헌법에 명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입지를 '불가역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한미일의 각종 군사·안보 협력 동향을 내부적으로 적개심을 높이기 위한 선전에 활용하면서 한편으로는 핵무기 개발 논리로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미국 주도로 진행된 다국적 해상연합훈련 '림팩'(RIMPAC)을 "미국과 추종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한 전쟁시연"이라고 비판했고, 주일미군사령부가 인력 및 지휘·통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우리로 하여금 자위적 핵전쟁억제력의 답보 없는 발전, 진화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불가역적인 최종 결론을 다시금 내리게 하고 있다"며 핵보유의 정당성을 부각한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최근 '공정한 다극질서'를 새 외교노선으로 주장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핵능력 강화 움직임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