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우·강풍 경보 연일 발령하지만…수해 피해는 '함구'

황강댐 방류 등 비 피해 발생 가능성 커…침수·인명피해 언급 '無'
과거엔 김정은 현지지도 등 신속 공개…체제 결속 차원의 침묵일 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024년 7월 2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큰물(홍수)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시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장마철 들어 폭우와 강풍 경보를 연일 발령하면서도 실제 수해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임진강 북측 지역 황강댐의 무단 방류 정황을 포착하는 등 북한 지역에도 집중호우 영향에 따라 수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들 들어 28일까지 기상 경보와 예방 대책만 강조한 채 침수나 피해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최근 집중호우와 관련한 기상 경보를 잇달아 내리며 피해 예방을 주문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여러 차례의 폭우와 많은 비, 센바람주의경보(강풍경보)들이 발령됐다"라고 보도했고, 25일에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리는 재해성 기상현상이 발생했다"며 "폭우와 큰물(홍수)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기간 북한 매체들은 침수 지역이나 인명 피해, 시설 피해, 복구 상황 등 구체적인 수해 내용은 전혀 전하지 않았다. 전날인 27일에도 노동신문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관련 선전 기사로 지면을 채웠을 뿐 수해 관련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의 일부 지역에 수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최근 정부가 북한의 황강댐 방류 정황을 포착한 것에서 추정할 수 있다.

앞서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지난 20일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북한이 임진강 북측 지역에 설치한 황강댐의 물을 사전 통보 없이 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진강 남측에서 황강댐의 방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경기 연천군의 필승교 수위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기준인 2m를 넘어 한때 2.94m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하는 것은 홍수 피해 우려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수해 상황에 대한 판단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다. 지난 2009년 9월에도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해 남측 지역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뒤 남북 합의로 황강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도록 했지만 북한은 2013년 이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도 북한의 무단 방류에 대비해 2010년 임진강에 군남댐을 설치했다.

북한이 이번에는 피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과거 대형 수해 때는 비교적 신속하게 관련 사실을 알린 전례가 있다.

2020년 장마와 태풍 피해 때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침수 현장을 직접 시찰했고, 함경도 지역 태풍 피해와 복구 사업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연이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024년 7월 2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큰물(홍수)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시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2024년 7월 말 평안북도·자강도·양강도 압록강 유역에서 '역대급' 수해가 발생하자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피해지역 현지지도와 수재민의 평양 이송, 복구사업 등을 연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 총비서가 직접 수해 현장에서 운전을 하는 등 '애민' 정신을 부각하는 방식이 주목을 받았다.

그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도 피해를 공개하지 않는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할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피해 규모를 집계 중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김 총비서가 대대적으로 '전승세대'를 추모한 전승절을 앞두고 체제 우월성을 부각하기 위해 수해 관련 보도를 의도적으로 내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