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 만에 나타난 김주애…간부들 제치고 김정은 옆에 섰다

한국전쟁 참전열사묘 참배…김정은 바로 옆, 간부 대열 맨 앞에 서
당·정·군 고위급 간부 앞에서 '후계자' 이미지 각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3주년을 맞아 전날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총비서가 딸 주애, 부인 리설주와 함께 열사묘를 돌아보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약 한 달 반의 공백을 깨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이 주애의 공개활동 '복귀 무대'로 한국전쟁에서의 승리를 상징하는 사적지 중 하나인 참전용사묘 참배를 선택하면서, 주애는 '미래세대'의 상징 및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재차 공고히 한 것으로 27일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3주년을 맞아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와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정·군 고위급 간부, 참전용사, 전시공로자, 참전용사의 유가족, 혁명학원 원아와 평양시민들도 참석했다.

주애는 아버지인 김 총비서서와 어머니 리설주 여사와 나란히 서서 일정을 소화했다. 모든 간부들보다 가장 앞이며 김 총비서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주애가 서 있는 모습이 노동신문의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북한이 한국전쟁 역사를 항일빨치산 역사와 더불어 '오늘을 있게 한' 기반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이번 참배에 주애를 등장시킨 것은 김일성 주석에서 김 총비서, 그의 후계까지 이어지는 세습 구도를 부각해 핵두혈통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김 총비서의 참전열사묘 참배 때는 주애가 동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애의 정치적 입지가 더 강화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광폭 행보 후 약 50일간 쉰 주애…국가 존립 기반 부각하는 행사에 재등장

주애는 올해 상반기에만 19차례, 한 달에 약 3번 정도 공개활동에 나서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주애의 공개활동 횟수는 2023년 10회, 2024년 12회, 지난해엔 15회였는데, 올해에는 상반기에 이를 경신할 정도로 그의 활동 빈도가 잦았다.

그랬던 주애는 지난 6월 4일 5000톤급 신형 구축함 '강건'호의 항해 시험 참관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이에 북한이 주애의 등장 빈도를 의도적으로 조절해 지나친 후계구도 부각을 막고, 모든 조명을 김 총비서에게 집중해 최고지도자의 건재함과 통치 역량을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런 맥락에서 '전승절'을 계기로 한 주애의 재등장은 북한이 '과거의 역사는 미래를 위한 기반으로 삼고, 현재의 역사는 최고지도자의 업적으로 부각'하는 선전 방식을 구사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전쟁의 역사는 김 총비서 개인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백두혈통'의 영속성 부각을 위해 활용한다는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3주년을 맞아 전날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총비서가 딸 주애(가운데)와 부인 리설주, 전쟁노병 및 당·정·군 간부들과 함께 참전열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노동신문에서 확인된 주애의 배치를 보면, 그가 어머니를 제치고 김 총비서 바로 옆에 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정·군 고위급 간부와 평양 시민들에게 김 총비서와 주애가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애의 위상을 자연스럽게 각인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층 성장한 주애는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참전열사묘에 헌화하며 지도자다운 '진중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과거 공식석상에서 김 총비서에게 '볼 뽀뽀'를 하면 등 '예쁨 받는 귀여운 어린 딸'의 이미지가 부각됐던 주애가 이제는 최고지도자를 수행해 당·정·군 고위 간부들 앞에서 국가 의전을 수행하는 후계자로서 더 부각되는 셈이다.

주애는 지난해 11월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선 김 총비서와 함께 검은색 가죽점퍼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며 카리스마를 부각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월엔 무기 공장 시찰에 나서 권총을 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국가정보원 또한 지난 2월 "주애가 후계 수업 단계를 넘어 사실상 후계 내정 단계로 진입했다"며 주애가 현재 북한의 유력한 후계자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나타난 주애의 모습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게 할 것으로 보인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