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동맹도 '현대화' 동향 감지…"전략적 시야 넓어졌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중동맹의 현대화' 보고서
"한미동맹 현대화·북핵 고도화 등 복합적 환경 변화에 공동 적응"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때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를 받던 '조중(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이 체결 65주년을 전후한 북중 고위급 교류를 계기로 변화한 국제 정세에 맞춰 기능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현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21일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날 '북중동맹의 현대화' 보고서에서 "양국은 1961년 조중조약을 단순히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 변화한 국제 질서에 부합하도록 북중동맹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1961년 체결된 북중 우호조약 제2조엔 한쪽이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상대방이 즉각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약은 냉전기에는 북중 군사동맹의 정치적·법적 기반으로 기능했지만, 냉전 종식 이후 중국이 북한의 군사행동을 무조건 지원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도 받아왔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북한을 7년 만에 국빈 방문한 데 이어, 이달 10일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를 접견하고 중국 공산당의 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15∼17일 북한을 방문하는 등 최근 이뤄진 일련의 고위급 교류의 과정과 결과에서 감지된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시 주석이 박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북중 관계를 "시대와 함께 전진"시키겠다고 밝힌 데 대해 보고서는 "북중동맹을 과거의 군사 동맹에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국제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전반을 규율하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적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북중동맹의 현대화 방향을 △포괄적 동맹화 △지역 동맹화 △수평적 동맹화 등으로 정리했다.

먼저 '포괄적 동맹화'와 관련해 보고서는 "북중동맹이 전쟁이나 군사적 위기에 대응하는 제한적 동맹에서 평시의 경제 발전과 체제 안정, 사회통합을 지원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만큼 당분간 관광·교통·인프라·민생·인적 교류 등 제재와 직접 충돌하지 않는 분야부터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동맹화'에 대해서는 "조중조약은 본래 한반도에서의 전쟁 재발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북중 양국은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각자의 주권·안보·발전이익과 국제질서 전반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정상회담에서 대만문제를 언급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핵심이익 수호를 지지한 점을 들어 "대만해협 위기와 한반도 위기가 미국의 군사자산 배분과 동맹 운용 차원에서 상호 연계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대만 유사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거나 중국이 한반도 위기를 대미 전략경쟁에 활용할 경우 미국의 역내 안보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후견과 북한의 의존이라는 구조였던 북중 관계가 상호적인 전략협력으로 바뀌는 '수평적 동맹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대러 군사협력 확대를 계기로 동맹 내부의 정치적 거래 관계가 과거보다 상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병행 활용해 전략적 자율성과 협상력을 높이고 있고,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은 관리와 통제의 대상인 동시에 미국의 역내 군사력과 동맹 네트워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서 가치가 커졌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중동맹의 현대화에 대해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성격을 갖는 동시에 미중 전략 경쟁의 장기화, 북러 군사 협력의 심화,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 등 복합적인 전략 환경 변화에 대한 북중 양국의 공동 적응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미동맹 현대화와 북러동맹 부활, 북중동맹 현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동북아 질서가 양자 동맹이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구조에서 여러 동맹과 전략적 협력관계가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형 경쟁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응 방향으로는 △한중 관계의 전면적 복원과 정상·고위급·안보당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의 분리 대응 △역내 다자안보대화 추진 △장기적인 북미·북일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제언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