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왜 7월이 되면 '한국전쟁'의 과거를 소환할까 [한반도 GPS]
기념일은 하루지만 선전은 한 달…북한의 '전승절 시즌' 올해도 반복
전쟁 기억을 핵·국방노선과 체제 결속으로 잇는 김정은식 서사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매년 7월, 노동신문에는 익숙한 기사가 반복됩니다.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기념관을 찾은 학생들, 노병(참전 군인)을 기리는 행사, 전쟁 영웅들의 미담 기사, 각종 '혁명사적지' 답사 소식이 연일 지면을 채웁니다.
이는 북한이 한국전쟁 '승전일'로 기념하는 전승절(7월 27일·정전협정체결일)을 앞둔 풍경입니다. 북한은 하루짜리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7월 한 달 자체를 '전승절 시즌'으로 운영하는 셈입니다.
이 시기 북한 매체들은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관을 여러 차례 조명하고, '전승세대의 넋과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원·학생의 '전쟁 시기 위훈'을 소개하고 청소년들의 기념관 참관, 혁명사적지 답사, 참전 노병과의 상봉(만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집니다.
각각의 행사·기사는 모두 하나의 메시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끝난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매년 이런 방식으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전쟁의 서사' 속에서 한 달을 보내도록 합니다. 마치 국가 전체가 하나의 긴 정치교육 과정을 밟는 듯합니다.
이런 전 국가적 캠페인은 김정은 시대 들어 더욱 강화됐습니다. 과거에는 전승의 역사 자체를 기념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 지금은 그 기억을 현재의 정책과 연결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핵무력 강화도, 국방력 증강도, 경제난 극복도 모두 '전승세대가 피로 지킨 당과 국가를 이어가는 길'이라는 서사 안에서 설명합니다. 과거의 승리가 현재 정책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에 반영된 현실은 '세대교체'입니다.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참전세대는 이제 대부분 고령으로 일선에서 은퇴한 지 오래입니다. 그 빈자리를 이제 국가 차원의 캠페인이 채웁니다. 노동신문이 과거의 기억을 상기하고, 전승기념관은 기억을 전시하며, 학생들의 참관과 정치학습으로 그 기억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그 때문에 노동신문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전승기념관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닙니다. 혁명사적지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이곳은 북한이 과거를 현재로 끌어와 미래를 구상하는 장치이자, 미래세대에게 체제가 바라는 기억을 주입하는 교육장이 됩니다.
그래서 북한의 7월은 과거를 추모하고 추억하기만 하는 시기가 아닙니다. 과거를 현재의 통치에 활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전을 끌어내는 때입니다. 전쟁의 기억을 통해 구성한 정책을 주입해 인민을 결속하며, 내일을 위한 결속을 도출하는 시간입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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